더보기
1
크리스마스까지 앞으로 2주일.
주역으로 쓰는 게 처음이라 느릴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해서 스레를 세웠다.
===================================================================
BGM입니다.
==================================================================
3
벌써 15년이나 지난 이야기지만...
초등학교때 나한텐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우리 집 근처에 사는 소꿉친구인 여자아이.
언제부터 좋아했던 건진 기억나지 않는다.
내 마음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그 아이를 좋아하고 있었다.
5
그 아이는 상대가 누구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나와는 정반대인 성격. 덕분에 싸움도 많이 했다.
일단 그 아이의 이름은 가명으로 사키라고 해둘까.
7
초등학교땐 아침마다 집단 등교를 했다.
내가 살던 곳은 학교까지 가는데만 4 킬로미터가 넘는 시골이었다.
같은 지역에 사는 동갑인 여자아이는 사키뿐이었고,
그보다 어린 아이는 사키 여동생과 남동생뿐.
연상은 우리 누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와 사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일이 잦아졌다.
8
아마 그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5년때 나는 이미 사키에게 완전히 반해있었다.
평소 별 재미없는 이야기를 나눠도 기분이 좋아서
이상할 정도로 텐션이 높아지곤 했다.
9
사키의 생일은 12월 24일이었다.
사키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을 무렵,
사키 [난 생일이 크리스마스라서 선물을 한번 밖에 못받아.]
사키 [동생들은 생일이랑 크리스마스 선물을 각각 따로 받는데.]
이런 푸념을 들은 적 있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크리스마스때,
누나한테 조언을 받아 반년간 모은 용돈으로 사키에게 선물을 했다.
당시 유행하던 가수의 CD와 곰 봉제인형.
선물을 줬을 때의 활짝 웃는 얼굴.
그때의 추억은 아직도 내 안에 선명히 남아 있다.
10
그리고 사귄다던가 하는 관계는 되지 않았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야구 클럽에 소속해 있었지만,
사키랑 같이 집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연습을 자주 쉬었다.
덕분에 한번도 주전 선수로 뽑히지 못했다.
12
6학년이 되서도 그런 상태였다.
헌데 마지막 공식 대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을 무렵,
사키가 시합 응원하러 가고 싶단 말을 꺼냈다.
나는 연습을 자주 쉬어서 야구 실력이란곤 그저 그런 상태.
감독이 몇번이나 주의 줬지만, 그때쯤에는 날 완전히 방치하고 있다.
시합에 부를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13
하지만 이제 와서 나가지 못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나 [조, 좋아! 나한테 맡겨둬! 내 활약으로 우승해보일테니까!]
이런 사망 플래그.
평소 폼을 잡으며 연습하러 가지 않아도 시합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뻥을 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15
나는 사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다음날부터 연습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감독은 뭘 이제와서, 라는 느낌으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동급생이자 야구 클럽 주장인 H는 이유를 헤아려준 것 같았다.
H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죽을 생각으로 해봐.]
이 때 처음 알았지만,
내가 사키를 좋아하는 걸 반 아이들 전부 알고 있는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좀 부끄럽다.
16
그 때부터 나는 무모할 정도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간 연습 못한 만큼을 따라 갈 수 있으리라 생각진 않았지만,
우리 클럽은 인원수가 적은데다 6학년은 날 포함해 5명뿐.
그러니 어쩌면 스타팅 멤버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 찬스를 살려 활약할 수 있도록....
아니 최소한 한심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처음에는 별 신경 쓰지 않던 감독도 내가 노력하는 걸 보고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곤 했다.
18
시합 1주일전.
슈퍼에 어머니를 따라 갔다가 사키네 어머니를 만났다.
가족들 모두 알고 지내는 사이라 어머니들끼리 잡담을 나누던 중
갑자기 사키네 어머니가 나한테,
사키 어머니 [그러고 보니 xx군, 좋아하는 도시락 반찬 뭐야?]
20
갑작스런 질문에 놀라서 가만히 있자니 어머니가
어머니 [아, 이 아이? 계란 부침을 좋아해.]
그렇게 웃으며 대답했다. 왠지 부끄러웠다.
사키 어머니 [그래? 사키가 고민하는 것 같던데, 알려줘야 겠네.]
그걸 듣고 어머니는 또 싱글 벙글하며 웃으며,
어머니 [어머나~ 그런 거였어?]
시합 날 사키가 도시락을 싸온다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그 일을 가지고 나를 놀렸다.
나 [딱히 특별한 건 아냐!]
겉으론 그렇게 말했지만, 내심 너무 기뻐서 몸이 붕 뜨는 것 같았다.
22
1주일 동안 지금 생각해봐도 기분 나쁠 정도로 들뜬 상태로 보냈다.
학교에서 사키랑 만나면 얼굴을 빨갛게 붉히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남자애들한테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다 야구 연습 하던 중 동급생인 K한테 한대 맞았다.
K는 사키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걸 알고 괜시리 더 K한테 자랑 하다 K가 던진 공에 맞은 것이다.
25
그리고 마침내 시합 전날,
연습은 빨리 끝났기 때문에 근처 신사에 가서
시합 도중 활약할 수 있기를 빌었다.
저녁 밥을 먹던 중 내일 사키가 싸올 도시락이 생각났다.
덕분에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26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시합날 당일.
감독이 아침밥은 든든히 먹고 오라고 했지만,
도저히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왜냐면 나한테는 사키가 만들어온 도시락! 이라는
최강 아이템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외할머니에게 아침밥을 든든히 먹어야 힘낼 수 있다며 꾸중 들었지만
이유를 알고 있는 어머니는 그저 웃기만 했다.
누나가 그런 거 맛있을 리 없다고 말했지만...
괜찮아, 나는 누나가 만든 카레보다 맛없는 건 모르니까.
결국, 된장국을 원샷하고 집을 나왔다.
27
대회장에는 어머니와 함께 8시가 되기전 도착했다.
어머니는 오늘은 야간 근무니까 시합 보고 나서 일하러 갈거라면서,
관중석에 있는 야구 클럽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사키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 팀 시합 순서는 4번째 였기 때문에 11시부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시간에 맞춰서 올 거라고 했지.
분명 지금쯤 도시락을 만들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웃는 게 멈추질 않았다.
주장은 나를 놀리며 웃었고, K는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28
개회식 이후 3번째 시합까지 끝나 마침내 우리 차례가 왔다.
나는 우익수로써 스타팅 멤버로 참가할 수 있었다.
1회전 상대가 우리보다 실력이 한참 떨어지는 덕분이었지만
처음으로 스타팅 멤버가 될 수 있었던 것에 순수하게 기뻤다.
29
양팀이 정렬한 뒤 인사.
시합 개시, 후공이었기 때문에 수비자리로 달려갔다.
외야에서 관객석을 봤지만 사키는 아직 오지 않았다.
버스로 온다고 했는데, 늦진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던 중 플라이볼을 잡지 못했다.
30
실수한 게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에 이후부턴 시합에 집중했다.
그리고 공수가 몇번에 걸쳐 바뀐 뒤 내 첫타석이 왔다.
타석에 서기 전 관중석을 봤다.
아직도 오지 않았다.
아니 찾아내지 못한 것 뿐이야...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합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시합동안 3타수 2 안타라는 기적같은 성적을 냈다.
신사에 기원한 것이 통한 것인가.
31
시합이 끝나고 애타게 기다렸던 점심 시간.
클럽 아이들이 모여 학부모들이 싸온 주먹밥을 먹었다.
하지만 나한테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도시락이 있다.
주장과 팀 아이들한테 격려받으며, K의 떨떠름한 시선을 받으며
관중석으로 갔다.
사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34
나는 당황했다.
관중석 구석 구석까지 뒤졌지만 어디에도 사키는 없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동안 관중석을 배회하고 있던 중 어머니가 나를 발견했다.
사키가 안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같이 사키를 찾기로 했다.
처음에 어머니는 차인 거 아니냐며 웃으며 말했지만,
점점 진지한 얼굴로 바뀌더니
어머니 [잠깐 전화하고 올테니까 아이들 있는데 가 있어.]
그러면서 어디론가 달려갔다.
35
아이들이 있는 곳에 돌아왔더니 감독이나 아이들이 나를 놀렸다.
하지만 내 기색이 이상하단 걸 알고 모두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꼈다.
H [무슨 일이야?]
주장인 H는 나를 걱정해줬다. 안 왔다, 라는 나의 말에.
H [그래...]
이 한마디만을 했다.
K는 날 보며 웃고 있었다. 화가 났다.
38
감독 [2회전 시작해야 되니까 어서 밥을 먹어둬.]
하지만 주먹밥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2회전도 1회전처럼 스타팅 멤버 였지만, 할 의지가 사라진 상태였다.
2회전은 선공이었다.
팀 타선이 연결되어 결국 내 차례까지 왔다.
분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타석에 들어섰다.
처음 공은 헛스윙
관중석을 봤다. 역시 오지 않았다.
2 스트라이크, 2 볼.
그 때, 감독이 타임을 걸었다.
40
시합이나 연습에 엄격한 감독이니, 내 기운빠진 스윙에
분명 화가 난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감독의 손짓에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덕아웃에는 어머니가 서있었다. 심각한 표정이었다.
어머니 [사키가...여기 오다가 사고를 당했어...]
41
처음, 어머니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어머니 [지금 병원에 가봐야 된단다.]
그러면서 내 손을 잡아 당겼지만,
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시합중이라구!]
그렇게 소리치며 타석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감독이 내 목덜미를 낚아챈 뒤,
감독 [그렇게 힘빠진 스윙을 하는 녀석은 내보낼 수 없다. 교체야.]
이 말에 나는 더욱 더 곤혼스러워졌다.
42
나 [싫어! 난 그런 거 몰라!]
그렇게 말도 안되는 생 떼를 썼지만,
어머니 [정신 차려!]
내 어깨를 잡으며 소리치는 어머니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난 그걸 보고 단번에 절망감에 잠겼다.
43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어머니는 사키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밖에 몰랐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라며 나를 격려해줬다.
그 말에도 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만, 제발 이게 질 나쁜 농담이길 빌었다.
44
병원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접수대에서 병실을 물어 보고 있을 때
나는 대합실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앉아 있으면 사키한테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내 돌아온 어머니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집중 치료실 이었다.
48
거기에는 사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다.
사키 어머니는 평소의 밝은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울고 있었다.
사키 아버지의 얼굴은 너무나 초췌했고, 잘보니 오른손 손등이 붉었다.
사키 어머니가 달려와 나를 껴안았다.
그리고 이야기를 해줬다.
사키는 그 날 아침, 빨리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었다.
헌데 계란 부침을 잘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몇번이나 만들어서 간신히 완성했다.
계란부침에 시간을 너무 잡아 먹은 사키는 서둘러 집을 나와
버스 정류장에 가는 도중 졸음 운전을 하던 차에 치였다고.
51
운전자를 처음 사키를 친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전신주에 부딪힌 사고라 착각했다고 한다.
결국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에서야 알았다고.
그 후 당황하며 구급차를 불렀지만,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차안에서 떨고 있었다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그후 이야기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일을 알게된 사키 아버지가 상대 운전자를 때렸다는 것도.
52
집중 치료실 안에선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밖에 본 적 없는 기계들이 잔뜩 보였다.
하지만 사키의 모습은 안 보였다.
기계와 의사, 간호사들 때문에 그녀의 얼굴이 안 보였다.
언제나 옆에서 보아왔던 그녀의 얼굴이 안 보였다.
나는 그녀를 잃어 버렸다.
56
의사 [상황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두세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사키 부모님은 그런 말을 들은 듯 했다.
사키 어머니는 나한테 숨기지 않고 말했다.
뒤에서 어머니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울면 사키를 되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가 일하러 가셔야 했기에 오늘은 이만 가자고 말했지만,
나는 싫었다. 가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 [마음은 알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어머니는 그렇게 설득하려 했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사키 아버지 [제가 나중에 집까지 데려다 주겠습니다.]
사키 아버지의 말에 어머니는 나를 부탁한단 말을 남기고
병원을 나갔다.
58
어머니가 나간 뒤 사키 어머니가 종이백을 가져다 주었다.
그게 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도시락이었다.
오늘 시합에 가지고 오려 했던 도시락.
안에는 도시락상자와 젓가락, 작은 부적이 들어 있었다.
필승을 기원하는 부적.
도시락 상자를 열자 사고를 당했다는 게 거짓말처럼 보일 정도로
깨끗하게 놓여진 밥, 반찬, 그리고 계란부침이 들어 있었다.
61
그걸 보자 또 울고 싶어졌다.
사키 어머니 [먹어 주겠니?]
그 말에 나는 사키가 만든 도시락을 먹었다.
계란부침을 하나 먹었다.
달다.
분명 설탕을 한가득 넣은 것 같다.
녹지 않은 설탕 덩어리가 씹혔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끝까지 울지 않고 도시락을 먹었다.
63
도시락을 다 먹은 나는 지금 보이지 않는 사키에게,
나 [맛있었어.]
하고 말을 걸었다.
유리창 너머로 그 말이 들렸을지는 의문이지만.
선물을 건네줬을 때 활짝 웃던 사키의 얼굴이 떠올랐다.
64
그날은 면회 시간이 끝날 때까지 병원에 있었다.
사키 아버지가 나를 집까지 바래다 줬다.
집에 돌아오니 누나가 울면서 나를 꼭 껴안아줬다.
누나 [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나는 내 방에 돌아왔다.
그 날 밤은 잘 수 없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하룻동안 있었던 일이 한꺼번에
머리속에 흘러 들었다.
나 [괜찮아. 분명 괜찮아.]
나는 몇번이나 중얼거렸다.
67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교실이 조용했다.
사키가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진 것이다.
주장인 H가 나한테 와서 괜찮냐고 물었다.
제일 뒷자리에 앉아 있던 K가 울고 있었다.
반 여자아이들도 몰려와서, 사키가 괜찮은지 물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헌데 그걸로 일이 심각하단 걸 간접적으로 느낀 아이들은
웅성 웅성 떠들기 시작했다.
69
병문안을 가자던가, 천마리 학을 접자는 아이들
울기 시작한 여자 아이들.
그저 떠들기만하는 남자 아이들.
그러다 갑자기 K가 크게 소리쳤다.
K [이건 전부 네 잘못이야! 네가 나쁜 거라구!]
K는 나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70
교실이 다시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내가 폼을 잡으며 시합 나가겠단 생각만 안 했다면...
내가 계란 부침을 좋아한다고 아줌마한테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사키한테 도시락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내가 사키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여자아이들이 K를 비난했다.
주장이 나한테 달려들려는 K를 붙들었다.
시끄럽게 떠드는 남자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소란을 듣고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 왔을 때,
나는 그 자리에서 토했다.
72
담임 선생님 손을 잡고 양호실에 간 것까지는 기억하지만
그 날 어떻게 보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방과후 마중 나온 어머니가 또 병원에 데려다 주었지만
사키의 병실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담임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는 필사적으로
어머니 [네 책임이 아냐!]
사키 부모님도 그렇게 말하며 격려해 줬지만 나는 납득할 수 없었다.
74
다음날부터 학교를 쉬었다.
병문안 이외는 집에서 나가지도 않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이
[전부 너 때문이다.]
그렇게 나를 비난하는 것만 같았다.
어머니나 누나가 매일같이 해주는 격려의 말에도
불쾌한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76
식사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하루종일, 이불 안에서 보내며 문병갈 때만 방에서 나왔다.
사키는 변함없이 의식을 차리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조금이지만 회복될 조짐이 보인다는 의사의 말에
나는 아주 조금 마음을 놓았다.
78
얼마 뒤 사키는 집중 치료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
한달 반이란 시간이 지나 처음 본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다.
손을 잡아도 반응이 없었다.
그저 자는 것처럼 보이는 그녀에게
나 [도시락 고마워. 맛있었어.]
그렇게 말했다.
면회를 끝내고 병원에서 나오자 격렬한 자기 혐오를 느꼈다.
그녀를 저렇게 만든 건 내 책임이란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다.
81
다시 방에 틀어 박힌 생활을 계속했다.
그 무렵의 나는 그저 그녀의 문병을 하러 가기 위해서만
살아 있는 것 같은 상태였다.
그런 나를 보다 못해 할아버지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철이 들기 전 이혼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친가에서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1년에 한, 두번 정도 만날 뿐이지만,
할아버지는 나랑 누나를 아주 귀여워해주셨다.
운동회도 보러와주셨고, 추석에는 할아버지 집에서 보내기도 했다.
나는 할아버지를 아주 좋아했다.
83
할아버지는 내방에 와서 나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나를 방에서 끌고 나왔다.
나는 격렬하게 저항했다.
할아버지는 나한테 얻어 맞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화내지 않고 나를 달래면서 차에 태웠다.
차에 타서 한동안 간 끝에 도착한 곳은 할아버지네 집이었다.
이 때까지 나는 꽤 지독한 욕설을 마구 내뱉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85
도착하니 할머니가 저녁 밥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는 나를 보며,
할머니 [어서 오렴.]
단지 한마디를 한 뒤 저녁 밥 준비를 계속하셨다.
분명 처음부터 날 데려올 생각이었을 것이다.
저녁 밥은 3 인분이 준비되었다.
86
할머니가 밥공기를 내밀었지만,
나 [필요없어!]
그러면서 받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무 말없이 밥공기를 내 앞에 두었다.
결국 밥은 먹지 않았다.
87
다음날 아침 일찍 할아버지가 나를 깨웠다.
할아버지 [일 좀 도와주지 않을래?]
할아버지네 집은 농가였는데, 그 일을 하러 따라오란 것이었다.
이때도 나는 고함을 쳤다.
나 [마음대로 끌고 와선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집에 돌려보내줘!!]
그러면서 마구 아우성쳤다.
할아버지는 내 말에 한마디로 대꾸하지 않고,
할아버지 [일 좀 도와주지 않을래?]
단지 그 말만 했다.
난 마지못해 심부름을 해야 했다.
89
심부름이 끝나자 말도 안되게 피로했다.
아침 식사도 안하고 일했으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일.
할머니가 아침 밥을 준비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가 아무 말 없이 찻잔을 내 앞에 두었다.
그리고, 계란부침.
그것을 본 순간 눈물이 넘쳐 흘렀다.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눈물이었다.
92
할아버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충 들어 알고 있어.]
할아버지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게지. xx는 인내심이 강하니까.]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할머니는,
할머니 [자아, 많이 먹으렴. 많이 먹어서 기운을 차리는 거야.]
그러며 미소지어 주셨다.
밥을 한입 먹을 때마다 눈물이 흘러 넘쳤다.
95
식사가 끝나자 단번에 긴장이 풀려 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 사키와 만났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녀의 웃는 얼굴.
눈을 떴을 때 나는 또 울고 있었다.
할아버지한테,
나 [병문안 하러 가고 싶어요.]
라고 말했더니,
할아버지 [그래, 가자 꾸나.]
그러며 또 미소지어 주셨다.
97
출발하기 전 할머니가 나를 꼭 껴안아 주셨다.
할머니 [뭐든 틀어 안고 있으면 병이 난단다.
지금은 자신이나 남의 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만을 생각하렴.]
할머니는 그리 말하셨다.
지금도 이 말이 내 마음속에 깊게 박혀 있다.
98
병원으로 가는 도중 할아버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말해주시며,
할아버지 [당시 나도 그 일을 후회하며 괴로워했어.
하지만 지난 일을 후회해봤자 아무 것도 돌아오지 않았지.
그래서 나는 후회하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걸 선택했단다.
지금 네가 해야할 일도 바로 그것이야.]
그 격려는 그 누구의 말보다 따뜻했다.
99
병원에서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나에 대해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
나 [이제 괜찮아요.]
담임 선생님 [목소리가 밝아진 것 같네. 다행이야.]
그리고 사키를 만났다.
단지 이틀밖에 만나지 못했을 뿐인데,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0
병실안에는 종이학과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어제, 반 아이들이 가져온 것 같았다.
사키 부모님도 계셨다.
나를 웃는 얼굴로 반겨 주셨다.
사키 손을 잡자 반응은 없지만 체온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10
돌아오는 길에 사키 어머니에게,
사키 어머니 [어제, 의사 선생님이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했어.
언제 눈을 뜰지는 모르지만
목소리는 들릴 테니까 말을 걸어 주라면서.
그러니까 xx 군, 사키를 격려해 줘.]
내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자, 사키 어머니는 몇번이나 고맙다고 말했다.
그 말은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103
다음날부터 나는 학교에 나갔다.
처음에는 반아이들이 나를 걱정스렇게 보는 게 괴로웠지만,
그 시선도 곧 이어 사라졌다.
다만 K는 변함없이 나를 적의에 가득 찬 눈으로 쳐다 봤다.
그 날 이후 K는 반아이들과 멀어진 것 같았다.
교실 구석에서 혼자 있는 일이 많았다.
H는 지금까지 나간 수업 진도를 가르쳐 주거나 하면서
며칠 동안 내 뒷바라지를 해줬다.
그러다 마침내 12월달이 왔다.
105
12월 24일은 그녀의 생일.
나는 그 해에도 선물을 두개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
고민한 결과 음악 CD와 CD 플레이어를 주기로 했다.
소리는 들린다고 했으니까.
세배돈과 지금까지 저금해온 것을 전부 사용해 선물을 구입했다.
작년에는 기뻐하는 얼굴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자는 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106
생일 축하합니다, 라고 사키 부모님과 동생들이 말했다.
나 [축하합니다. 올해는 이거 가져왔어.]
그러자 조금이지만 사키의 혈압이 올랐다.
사키 어머니 [기뻐하는 것 같네.]
사키 어머니의 말에 조금 쑥스러워졌다.
107
그 해 그믐날이나 정월도 그녀의 병실에서 보냈다.
2월이 지날 무렵, 절망적이었던 그녀의 상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의사는 위험한 상황은 지났다고 진단 내렸다.
그리고,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108
사키는 졸업식에 나올 수 없었기에, 내가 졸업 증서를 가지고 갔다.
나 [졸업 축하합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또 사키의 혈압이 올랐다.
109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교 1학년, 같은 반에 초등학교때 동창 몇명이 같이 올라왔다.
H와 N, L이란 여자애 두명, 그리고 K 였다.
H [또 잘 해보자구~]
K는 그 이후 이야기 나눈 적 없지만, 나를 노려보진 않게되었다.
중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귄 것 같았다.
110
입학식이후 1개월 정도 지나 4월의 마지막.
사키가 눈을 떴다는 연락을 받은 나는 바로 교실을 뛰쳐나왔다.
111
수업 도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에 들어온 어머니한테 놀랐지만
그보다도 사키가 눈을 떴다고 하는 말이 더 기뻤다.
담당 선생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H가
H [빨리 가라!]
했던 소리만이 귓전에 남아 있다.
113
병원에 도착하니 사키 가족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있는 사키.
사키와 시선이 마주쳤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될까, 망설이고 있던 중
사키 [너무 많이 바뀐 거 아냐?]
허스키한 목소리로 사키가 말했다.
나는 정말 큰소리로 울었다.
117
사키의 손을 잡으며 울었고, 도시락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며 울었다.
사람이란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키는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얼굴이 조금 야위었지만, 사키가 웃는 걸 마침내 볼 수 있었다.
120
그리고 일주일, 나는 학교 수업을 빼먹고
매일아침, 병원에 가서 하루 종일 사키와 이야기나눴다.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만큼의 이야기를.
너무나 행복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122
내가 교실을 뛰쳐 나온 뒤 일주일.
간만에 등교해보니 교실 분위기가 이상했다.
H는 사키의 회복을 기뻐해주었다.
그렇게 이야기 나누는 건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반애들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123
그리고 점심시간.
다른 반이라 생각되는 한번도 본 적 없는 불량배가 나한테 와서,
불량배 [너, 사람 죽였다면서?]
나는 뭐가 뭔지 몰랐다.
124
그리고 나를 노린 괴롭힘이 시작됐다.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전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괴롭힘이란 건 처음에는 이유가 있어도 이후에는 별 의미없이 진행된다.
난 그 이유가 되는 것도 모른 채 괴롭힘 대상이 되었다.
126
나중에 안 것이지만, 내가 교실에서 나간 직후
무슨 일인지 모르는 반 아이들에게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던
여자애 L과 N이 나랑 사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드라마 같다며 나에 대해 좋게 말하는 여자애들도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은 무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내가 없는 사이, K가 그 애들한테 나에 대한 험담을 퍼뜨렸다.
이것이 괴롭힘의 시작.
하지만 괴롭힘이 후반에 달했을 때는 그런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128
사키는 눈을 뜬 후에도 상당 기간 입원해있어야 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안색이 좋아졌다.
병문안 하러 갈 때는 학교일을 숨기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내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한 사키가,
사키 [무슨 일 있어?]
...라고 묻는 일이 잦아졌다.
나 [응? 아무 일도 없는데.]
이런 대답을 나누는 게 어느샌가 당연해졌다.
130
그러다 한가지, 아주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됐다.
사키가 평생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133
사키 부모님은 몹시 슬퍼했다.
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결심했다.
내가 평생 사키를 지지하겠다고.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꼬맹이 였지만,
이 때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135
얼마 지나지 않아 사키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들을 듯 했다. 하지만,
사키 [난 살아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
그렇게 밝게 말했다.
사키 [아빠, 엄마, 미안해요. 난 괜찮으니까.]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울고 있었던 주제에...강한 척 하기는.
139
나에 대한 괴롭힘은 점차 심해졌다.
경험한 사람은 알거라 생각하지만.
실내화가 사라지거나 내몫의 급식이 없는 건 기본이 됐다.
하지만 굽히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때쯤 H는 날 괴롭히는 녀석들을 막으려
이리 저리 바쁘게 돌아다녔다.
143
중학교 1학년, 마지막 학기
사건이 일어났다.
그 날은 눈이 많이 왔다.
드물게 쌓일 정도로 눈이 많이 오자 반아이들 대부분이 흥분했다.
그 날 점심시간.
나는 등뒤에서 눈덩어리를 맞았다.
범인은 다른 반 불량배.
처음에는 한명이었지만, 점점 인원수가 늘어났다.
그러다 눈덩어리가 아닌 얼음덩어리를 던지는 녀석도 나타났다.
이마에 얼음 덩어리가 부딪히자 찢어졌다. 피가 흘렀다.
여자애들이 비명을 지르며,
여자애 [그만해! 너무 하잖아!]
그러자 불량배 녀석이,
불량배 [저 새끼는 죽어도 돼! 맞아 뒈져라!]
그렇게 말하며 얼음을 계속 던졌다.
144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반격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이미 그 불량배한테 달려든 사람이 있었다.
H 였다.
H는 불량배를 마구 두들겨 패서 코피를 쏟게 만들었다.
이게 원인이 되서 H는 정학 처분을 받게 된다.
145
이 사건은 결국 학부모 회의에 알려지게 됐다.
나는 학교에서 특별 취급 받기 시작했다.
마음놓고 학교에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
149
결국 사키도 이 사건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걱정을 끼쳤다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결국 나는 전학을 가기로 했다.
계기는 자신이 사는 곳에 오지 않겠냐는 할아버지의 권유
할아버지네 집은 꽤나 먼 곳이라 사키를 만나는 게 힘들어지지만,
사키에게 더 이상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전학을 가기로 했다.
151
사키에게 전학가게 됐단 이야기를 했다.
나 [지금처럼 자주 올 수 는 없어. 하지만 휴일에는 꼭 올께.]
사키 [지금처럼 자주 오는 게 이상한 거야. w]
라고 말해줬다. w
H 에게도 전학가게 된 걸 말했다.
H [...친구인데도 힘이 되주지 못했어. 미안.]
그러면서 아주 진지하게 사과했다.
그렇지 않아.
너는 나한테 아주 큰 힘이 되줬으니까.
내 인생에서 너 같은 친구와 알게 된 건 평생 자랑할 일이야.
고마워.
152
전학을 가게 되니 주변 환경이 극적으로 변했다.
전학간 중학교는 학년 인원수가 꽤 적은 곳으로,
나만 빼고 반애들 전원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었다.
하지만 전학생인 나를 꽤나 시원스레 받아들여줬다.
사키랑 나눈 약속대로 휴일이 되면 만나러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쯤 사키도 퇴원했다.
155
나는 졸업하고 나서 할아버지네 집 근처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내심 친가쪽에 있는 고등학교로 가고 싶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나이가 너무 많으신데. 두분만 생활하게 하는 것도
걱정되었기 때문에 이쪽으로 결정했다.
16살이 됐을 때 생일날 오토바이 면허증을 땄다.
이걸로 사키네 집에 언제든 갈 수 있게 됐다.
156
학교 허가를 얻어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그리고 휴일은 오토바이를 타고 사키네 집에 가서 보냈다.
고등학교에서의 친구도 많아져 충실한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158
그때쯤부터 였다.
생각에 잠긴 사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건.
슬프다고 할까, 그런 표정을 자주 지었다.
그녀는 고등학교 교육을 통신교육으로 받고 있었다.
처음에 그 표정을 봤을 때 내가 즐거운 듯이 고등학교 생활을
말했기 때문인가 싶어 그 이야기를 삼가했지만.
그 이야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때때로 아주 슬픈 얼굴을 보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지만 참고 있는 것 같았다.
161
또 다시 12월 24일이 왔다.
사키의 생일.
이 날 나는 또 선물 두개를 가지고 갔다.
목걸이와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
162
평소처럼 선물을 건네줬다.
나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해피 버스 데이 투 유~]
처음에는 고맙다고 말하며 웃었지만,
이내 그녀의 눈매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그녀가 우는 이유를 알 지 못했다.
163
사키 [이제 더이상 나한테 맞추지 않아도 돼.
앞으로는 네가 원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
그녀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사키 [나는 이제 걸을 수 없어. 분명 평생 네 인생에 짐이 될 거야.
넌 나한테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해.]
사키는 울면서 말했다.
나는 보통 사람과 달라.
앞으로 계속 함께 인생을 걸어가기엔 짊어져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지금까지 내 이기심만 내세워 함께 있었지만...
이제부턴 네가 원래 가야했을 길을 갔으면 해.
...그렇게 말했다.
164
그리고,
사키 [안녕, 잘가.]
내 머릿속은 새하얗게 됐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내 방 침대 위에서 울고 있었다.
166
격렬하게 후회했다.
어째서 그녀의 괴로움을 깨닫지 못했는가.
어째서 그녀가 그걸 걱정한다는 걸 깨닫지 못했는가.
어째서 그 때 아무 말도 못했는가.
나는 한 사람의 평생을 지탱한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꼬마의 제멋대로인 고집을 지금까지 질질 끌어온 것이
그녀를 얼마나 괴롭게 했던 건지 몰랐던 것이다.
나는 또 자신을 혐오하게 될 것 같았다.
168
할머니 [지금은 자신이나 남의 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만을 생각하렴.]
할머기가 해주신 말이 생각났다.
그렇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 거지?
대답은 하나였다.
나는 사키와 함께 하고 싶다.
그것이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중학교때의 치기어린 생각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169
그렇게 결정했을 때 생각지도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사키의 동생이었다.
동생 [언니, 이거... 들으면서 계속 울었어요.
어제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아서...걱정되서 찾아왔어요.]
건네 받은 것은 내가 선물했던 음반.
이 노래가사를 자신과 겹쳐 생각한 것일까.
덕분에 사키의 마음을 조금 알 수 있었다.
170
사키의 동생에게 편지를 건네줬다.
사키에게 보내달라며.
내용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필사적으로.
기다려 달라고 적은 게 기억난다.
171
그리고 남은 시간을 전부 수험 공부에 쏟았다.
평소 성실하게 공부한 덕분에 성적은 좋았고,
결국 국립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일류 대학은 아니었지만 만족할만한 레벨이었다.
172
한시도 쉬지 않고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사키와 만나지 않았다.
주고 받는 건 메일 뿐, 그 마져도 횟수가 꽤 줄었다.
그녀는 의류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었다.
173
이어진 대학 졸업.
일류는 아니지만 직장도 정해졌다.
드디어 나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
177
작년 12월 24일.
나는 다시 한번 더 사키를 만나러 갔다.
이전처럼 두개의 선물을 들고.
하나는 코트.
하나는 반지.
나는 그녀에게 프로포즈했다.
181
나 [앞으로도 계속 내옆에서 웃는 얼굴을 보여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다.
지금까지 내안에서 계속 숨기고 있었던 말.
183
그리고 올해 12월 24일.
그녀와 결혼합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은
웨딩 드레스와 러브 레터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 처럼, 앞으로도 그녀를 사랑할 겁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85
수고했어!
행복 하게 잘살아!!
190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이야기였어.
사키씨를 행복하게 해줘라! 이 자식아!
191
수고했습니다.
새벽에 이런 이야기가 자주 올라오니까 곤란해요. www
사키씨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사세요.
192
>>1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줘.
205
눈에서 콧물이 마구 흐르고 있어!!
행복해라!!
210
추울 때는 이런 따뜻한 이야기도 좋지. ww
행복해라. 그리고 다시는 사키씨를 울리지 마 www
256
그리고 두 사람은 평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 앞으로 2주일.
주역으로 쓰는 게 처음이라 느릴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해서 스레를 세웠다.
===================================================================
BGM입니다.
==================================================================
3
벌써 15년이나 지난 이야기지만...
초등학교때 나한텐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우리 집 근처에 사는 소꿉친구인 여자아이.
언제부터 좋아했던 건진 기억나지 않는다.
내 마음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그 아이를 좋아하고 있었다.
5
그 아이는 상대가 누구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나와는 정반대인 성격. 덕분에 싸움도 많이 했다.
일단 그 아이의 이름은 가명으로 사키라고 해둘까.
7
초등학교땐 아침마다 집단 등교를 했다.
내가 살던 곳은 학교까지 가는데만 4 킬로미터가 넘는 시골이었다.
같은 지역에 사는 동갑인 여자아이는 사키뿐이었고,
그보다 어린 아이는 사키 여동생과 남동생뿐.
연상은 우리 누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와 사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일이 잦아졌다.
8
아마 그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5년때 나는 이미 사키에게 완전히 반해있었다.
평소 별 재미없는 이야기를 나눠도 기분이 좋아서
이상할 정도로 텐션이 높아지곤 했다.
9
사키의 생일은 12월 24일이었다.
사키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을 무렵,
사키 [난 생일이 크리스마스라서 선물을 한번 밖에 못받아.]
사키 [동생들은 생일이랑 크리스마스 선물을 각각 따로 받는데.]
이런 푸념을 들은 적 있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크리스마스때,
누나한테 조언을 받아 반년간 모은 용돈으로 사키에게 선물을 했다.
당시 유행하던 가수의 CD와 곰 봉제인형.
선물을 줬을 때의 활짝 웃는 얼굴.
그때의 추억은 아직도 내 안에 선명히 남아 있다.
10
그리고 사귄다던가 하는 관계는 되지 않았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야구 클럽에 소속해 있었지만,
사키랑 같이 집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연습을 자주 쉬었다.
덕분에 한번도 주전 선수로 뽑히지 못했다.
12
6학년이 되서도 그런 상태였다.
헌데 마지막 공식 대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을 무렵,
사키가 시합 응원하러 가고 싶단 말을 꺼냈다.
나는 연습을 자주 쉬어서 야구 실력이란곤 그저 그런 상태.
감독이 몇번이나 주의 줬지만, 그때쯤에는 날 완전히 방치하고 있다.
시합에 부를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13
하지만 이제 와서 나가지 못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나 [조, 좋아! 나한테 맡겨둬! 내 활약으로 우승해보일테니까!]
이런 사망 플래그.
평소 폼을 잡으며 연습하러 가지 않아도 시합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뻥을 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15
나는 사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다음날부터 연습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감독은 뭘 이제와서, 라는 느낌으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동급생이자 야구 클럽 주장인 H는 이유를 헤아려준 것 같았다.
H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죽을 생각으로 해봐.]
이 때 처음 알았지만,
내가 사키를 좋아하는 걸 반 아이들 전부 알고 있는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좀 부끄럽다.
16
그 때부터 나는 무모할 정도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간 연습 못한 만큼을 따라 갈 수 있으리라 생각진 않았지만,
우리 클럽은 인원수가 적은데다 6학년은 날 포함해 5명뿐.
그러니 어쩌면 스타팅 멤버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 찬스를 살려 활약할 수 있도록....
아니 최소한 한심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처음에는 별 신경 쓰지 않던 감독도 내가 노력하는 걸 보고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곤 했다.
18
시합 1주일전.
슈퍼에 어머니를 따라 갔다가 사키네 어머니를 만났다.
가족들 모두 알고 지내는 사이라 어머니들끼리 잡담을 나누던 중
갑자기 사키네 어머니가 나한테,
사키 어머니 [그러고 보니 xx군, 좋아하는 도시락 반찬 뭐야?]
20
갑작스런 질문에 놀라서 가만히 있자니 어머니가
어머니 [아, 이 아이? 계란 부침을 좋아해.]
그렇게 웃으며 대답했다. 왠지 부끄러웠다.
사키 어머니 [그래? 사키가 고민하는 것 같던데, 알려줘야 겠네.]
그걸 듣고 어머니는 또 싱글 벙글하며 웃으며,
어머니 [어머나~ 그런 거였어?]
시합 날 사키가 도시락을 싸온다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그 일을 가지고 나를 놀렸다.
나 [딱히 특별한 건 아냐!]
겉으론 그렇게 말했지만, 내심 너무 기뻐서 몸이 붕 뜨는 것 같았다.
22
1주일 동안 지금 생각해봐도 기분 나쁠 정도로 들뜬 상태로 보냈다.
학교에서 사키랑 만나면 얼굴을 빨갛게 붉히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남자애들한테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다 야구 연습 하던 중 동급생인 K한테 한대 맞았다.
K는 사키를 좋아했던 것 같다.
그걸 알고 괜시리 더 K한테 자랑 하다 K가 던진 공에 맞은 것이다.
25
그리고 마침내 시합 전날,
연습은 빨리 끝났기 때문에 근처 신사에 가서
시합 도중 활약할 수 있기를 빌었다.
저녁 밥을 먹던 중 내일 사키가 싸올 도시락이 생각났다.
덕분에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26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시합날 당일.
감독이 아침밥은 든든히 먹고 오라고 했지만,
도저히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왜냐면 나한테는 사키가 만들어온 도시락! 이라는
최강 아이템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외할머니에게 아침밥을 든든히 먹어야 힘낼 수 있다며 꾸중 들었지만
이유를 알고 있는 어머니는 그저 웃기만 했다.
누나가 그런 거 맛있을 리 없다고 말했지만...
괜찮아, 나는 누나가 만든 카레보다 맛없는 건 모르니까.
결국, 된장국을 원샷하고 집을 나왔다.
27
대회장에는 어머니와 함께 8시가 되기전 도착했다.
어머니는 오늘은 야간 근무니까 시합 보고 나서 일하러 갈거라면서,
관중석에 있는 야구 클럽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사키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 팀 시합 순서는 4번째 였기 때문에 11시부터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시간에 맞춰서 올 거라고 했지.
분명 지금쯤 도시락을 만들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웃는 게 멈추질 않았다.
주장은 나를 놀리며 웃었고, K는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28
개회식 이후 3번째 시합까지 끝나 마침내 우리 차례가 왔다.
나는 우익수로써 스타팅 멤버로 참가할 수 있었다.
1회전 상대가 우리보다 실력이 한참 떨어지는 덕분이었지만
처음으로 스타팅 멤버가 될 수 있었던 것에 순수하게 기뻤다.
29
양팀이 정렬한 뒤 인사.
시합 개시, 후공이었기 때문에 수비자리로 달려갔다.
외야에서 관객석을 봤지만 사키는 아직 오지 않았다.
버스로 온다고 했는데, 늦진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던 중 플라이볼을 잡지 못했다.
30
실수한 게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에 이후부턴 시합에 집중했다.
그리고 공수가 몇번에 걸쳐 바뀐 뒤 내 첫타석이 왔다.
타석에 서기 전 관중석을 봤다.
아직도 오지 않았다.
아니 찾아내지 못한 것 뿐이야...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합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시합동안 3타수 2 안타라는 기적같은 성적을 냈다.
신사에 기원한 것이 통한 것인가.
31
시합이 끝나고 애타게 기다렸던 점심 시간.
클럽 아이들이 모여 학부모들이 싸온 주먹밥을 먹었다.
하지만 나한테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도시락이 있다.
주장과 팀 아이들한테 격려받으며, K의 떨떠름한 시선을 받으며
관중석으로 갔다.
사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34
나는 당황했다.
관중석 구석 구석까지 뒤졌지만 어디에도 사키는 없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동안 관중석을 배회하고 있던 중 어머니가 나를 발견했다.
사키가 안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같이 사키를 찾기로 했다.
처음에 어머니는 차인 거 아니냐며 웃으며 말했지만,
점점 진지한 얼굴로 바뀌더니
어머니 [잠깐 전화하고 올테니까 아이들 있는데 가 있어.]
그러면서 어디론가 달려갔다.
35
아이들이 있는 곳에 돌아왔더니 감독이나 아이들이 나를 놀렸다.
하지만 내 기색이 이상하단 걸 알고 모두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꼈다.
H [무슨 일이야?]
주장인 H는 나를 걱정해줬다. 안 왔다, 라는 나의 말에.
H [그래...]
이 한마디만을 했다.
K는 날 보며 웃고 있었다. 화가 났다.
38
감독 [2회전 시작해야 되니까 어서 밥을 먹어둬.]
하지만 주먹밥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2회전도 1회전처럼 스타팅 멤버 였지만, 할 의지가 사라진 상태였다.
2회전은 선공이었다.
팀 타선이 연결되어 결국 내 차례까지 왔다.
분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타석에 들어섰다.
처음 공은 헛스윙
관중석을 봤다. 역시 오지 않았다.
2 스트라이크, 2 볼.
그 때, 감독이 타임을 걸었다.
40
시합이나 연습에 엄격한 감독이니, 내 기운빠진 스윙에
분명 화가 난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감독의 손짓에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덕아웃에는 어머니가 서있었다. 심각한 표정이었다.
어머니 [사키가...여기 오다가 사고를 당했어...]
41
처음, 어머니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어머니 [지금 병원에 가봐야 된단다.]
그러면서 내 손을 잡아 당겼지만,
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시합중이라구!]
그렇게 소리치며 타석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감독이 내 목덜미를 낚아챈 뒤,
감독 [그렇게 힘빠진 스윙을 하는 녀석은 내보낼 수 없다. 교체야.]
이 말에 나는 더욱 더 곤혼스러워졌다.
42
나 [싫어! 난 그런 거 몰라!]
그렇게 말도 안되는 생 떼를 썼지만,
어머니 [정신 차려!]
내 어깨를 잡으며 소리치는 어머니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난 그걸 보고 단번에 절망감에 잠겼다.
43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어머니는 사키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밖에 몰랐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라며 나를 격려해줬다.
그 말에도 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만, 제발 이게 질 나쁜 농담이길 빌었다.
44
병원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접수대에서 병실을 물어 보고 있을 때
나는 대합실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앉아 있으면 사키한테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내 돌아온 어머니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집중 치료실 이었다.
48
거기에는 사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다.
사키 어머니는 평소의 밝은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울고 있었다.
사키 아버지의 얼굴은 너무나 초췌했고, 잘보니 오른손 손등이 붉었다.
사키 어머니가 달려와 나를 껴안았다.
그리고 이야기를 해줬다.
사키는 그 날 아침, 빨리 일어나 도시락을 만들었다.
헌데 계란 부침을 잘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몇번이나 만들어서 간신히 완성했다.
계란부침에 시간을 너무 잡아 먹은 사키는 서둘러 집을 나와
버스 정류장에 가는 도중 졸음 운전을 하던 차에 치였다고.
51
운전자를 처음 사키를 친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전신주에 부딪힌 사고라 착각했다고 한다.
결국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에서야 알았다고.
그 후 당황하며 구급차를 불렀지만,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차안에서 떨고 있었다 한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그후 이야기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일을 알게된 사키 아버지가 상대 운전자를 때렸다는 것도.
52
집중 치료실 안에선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드라마에서 밖에 본 적 없는 기계들이 잔뜩 보였다.
하지만 사키의 모습은 안 보였다.
기계와 의사, 간호사들 때문에 그녀의 얼굴이 안 보였다.
언제나 옆에서 보아왔던 그녀의 얼굴이 안 보였다.
나는 그녀를 잃어 버렸다.
56
의사 [상황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두세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사키 부모님은 그런 말을 들은 듯 했다.
사키 어머니는 나한테 숨기지 않고 말했다.
뒤에서 어머니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울면 사키를 되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가 일하러 가셔야 했기에 오늘은 이만 가자고 말했지만,
나는 싫었다. 가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 [마음은 알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어머니는 그렇게 설득하려 했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사키 아버지 [제가 나중에 집까지 데려다 주겠습니다.]
사키 아버지의 말에 어머니는 나를 부탁한단 말을 남기고
병원을 나갔다.
58
어머니가 나간 뒤 사키 어머니가 종이백을 가져다 주었다.
그게 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도시락이었다.
오늘 시합에 가지고 오려 했던 도시락.
안에는 도시락상자와 젓가락, 작은 부적이 들어 있었다.
필승을 기원하는 부적.
도시락 상자를 열자 사고를 당했다는 게 거짓말처럼 보일 정도로
깨끗하게 놓여진 밥, 반찬, 그리고 계란부침이 들어 있었다.
61
그걸 보자 또 울고 싶어졌다.
사키 어머니 [먹어 주겠니?]
그 말에 나는 사키가 만든 도시락을 먹었다.
계란부침을 하나 먹었다.
달다.
분명 설탕을 한가득 넣은 것 같다.
녹지 않은 설탕 덩어리가 씹혔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끝까지 울지 않고 도시락을 먹었다.
63
도시락을 다 먹은 나는 지금 보이지 않는 사키에게,
나 [맛있었어.]
하고 말을 걸었다.
유리창 너머로 그 말이 들렸을지는 의문이지만.
선물을 건네줬을 때 활짝 웃던 사키의 얼굴이 떠올랐다.
64
그날은 면회 시간이 끝날 때까지 병원에 있었다.
사키 아버지가 나를 집까지 바래다 줬다.
집에 돌아오니 누나가 울면서 나를 꼭 껴안아줬다.
누나 [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나는 내 방에 돌아왔다.
그 날 밤은 잘 수 없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하룻동안 있었던 일이 한꺼번에
머리속에 흘러 들었다.
나 [괜찮아. 분명 괜찮아.]
나는 몇번이나 중얼거렸다.
67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교실이 조용했다.
사키가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진 것이다.
주장인 H가 나한테 와서 괜찮냐고 물었다.
제일 뒷자리에 앉아 있던 K가 울고 있었다.
반 여자아이들도 몰려와서, 사키가 괜찮은지 물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헌데 그걸로 일이 심각하단 걸 간접적으로 느낀 아이들은
웅성 웅성 떠들기 시작했다.
69
병문안을 가자던가, 천마리 학을 접자는 아이들
울기 시작한 여자 아이들.
그저 떠들기만하는 남자 아이들.
그러다 갑자기 K가 크게 소리쳤다.
K [이건 전부 네 잘못이야! 네가 나쁜 거라구!]
K는 나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70
교실이 다시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내가 폼을 잡으며 시합 나가겠단 생각만 안 했다면...
내가 계란 부침을 좋아한다고 아줌마한테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사키한테 도시락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내가 사키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여자아이들이 K를 비난했다.
주장이 나한테 달려들려는 K를 붙들었다.
시끄럽게 떠드는 남자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소란을 듣고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 왔을 때,
나는 그 자리에서 토했다.
72
담임 선생님 손을 잡고 양호실에 간 것까지는 기억하지만
그 날 어떻게 보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방과후 마중 나온 어머니가 또 병원에 데려다 주었지만
사키의 병실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담임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는 필사적으로
어머니 [네 책임이 아냐!]
사키 부모님도 그렇게 말하며 격려해 줬지만 나는 납득할 수 없었다.
74
다음날부터 학교를 쉬었다.
병문안 이외는 집에서 나가지도 않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이
[전부 너 때문이다.]
그렇게 나를 비난하는 것만 같았다.
어머니나 누나가 매일같이 해주는 격려의 말에도
불쾌한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76
식사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하루종일, 이불 안에서 보내며 문병갈 때만 방에서 나왔다.
사키는 변함없이 의식을 차리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조금이지만 회복될 조짐이 보인다는 의사의 말에
나는 아주 조금 마음을 놓았다.
78
얼마 뒤 사키는 집중 치료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
한달 반이란 시간이 지나 처음 본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다.
손을 잡아도 반응이 없었다.
그저 자는 것처럼 보이는 그녀에게
나 [도시락 고마워. 맛있었어.]
그렇게 말했다.
면회를 끝내고 병원에서 나오자 격렬한 자기 혐오를 느꼈다.
그녀를 저렇게 만든 건 내 책임이란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다.
81
다시 방에 틀어 박힌 생활을 계속했다.
그 무렵의 나는 그저 그녀의 문병을 하러 가기 위해서만
살아 있는 것 같은 상태였다.
그런 나를 보다 못해 할아버지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철이 들기 전 이혼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친가에서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1년에 한, 두번 정도 만날 뿐이지만,
할아버지는 나랑 누나를 아주 귀여워해주셨다.
운동회도 보러와주셨고, 추석에는 할아버지 집에서 보내기도 했다.
나는 할아버지를 아주 좋아했다.
83
할아버지는 내방에 와서 나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나를 방에서 끌고 나왔다.
나는 격렬하게 저항했다.
할아버지는 나한테 얻어 맞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화내지 않고 나를 달래면서 차에 태웠다.
차에 타서 한동안 간 끝에 도착한 곳은 할아버지네 집이었다.
이 때까지 나는 꽤 지독한 욕설을 마구 내뱉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85
도착하니 할머니가 저녁 밥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는 나를 보며,
할머니 [어서 오렴.]
단지 한마디를 한 뒤 저녁 밥 준비를 계속하셨다.
분명 처음부터 날 데려올 생각이었을 것이다.
저녁 밥은 3 인분이 준비되었다.
86
할머니가 밥공기를 내밀었지만,
나 [필요없어!]
그러면서 받지 않았다.
할머니는 아무 말없이 밥공기를 내 앞에 두었다.
결국 밥은 먹지 않았다.
87
다음날 아침 일찍 할아버지가 나를 깨웠다.
할아버지 [일 좀 도와주지 않을래?]
할아버지네 집은 농가였는데, 그 일을 하러 따라오란 것이었다.
이때도 나는 고함을 쳤다.
나 [마음대로 끌고 와선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집에 돌려보내줘!!]
그러면서 마구 아우성쳤다.
할아버지는 내 말에 한마디로 대꾸하지 않고,
할아버지 [일 좀 도와주지 않을래?]
단지 그 말만 했다.
난 마지못해 심부름을 해야 했다.
89
심부름이 끝나자 말도 안되게 피로했다.
아침 식사도 안하고 일했으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일.
할머니가 아침 밥을 준비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가 아무 말 없이 찻잔을 내 앞에 두었다.
그리고, 계란부침.
그것을 본 순간 눈물이 넘쳐 흘렀다.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눈물이었다.
92
할아버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대충 들어 알고 있어.]
할아버지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게지. xx는 인내심이 강하니까.]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할머니는,
할머니 [자아, 많이 먹으렴. 많이 먹어서 기운을 차리는 거야.]
그러며 미소지어 주셨다.
밥을 한입 먹을 때마다 눈물이 흘러 넘쳤다.
95
식사가 끝나자 단번에 긴장이 풀려 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 사키와 만났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녀의 웃는 얼굴.
눈을 떴을 때 나는 또 울고 있었다.
할아버지한테,
나 [병문안 하러 가고 싶어요.]
라고 말했더니,
할아버지 [그래, 가자 꾸나.]
그러며 또 미소지어 주셨다.
97
출발하기 전 할머니가 나를 꼭 껴안아 주셨다.
할머니 [뭐든 틀어 안고 있으면 병이 난단다.
지금은 자신이나 남의 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만을 생각하렴.]
할머니는 그리 말하셨다.
지금도 이 말이 내 마음속에 깊게 박혀 있다.
98
병원으로 가는 도중 할아버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말해주시며,
할아버지 [당시 나도 그 일을 후회하며 괴로워했어.
하지만 지난 일을 후회해봤자 아무 것도 돌아오지 않았지.
그래서 나는 후회하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걸 선택했단다.
지금 네가 해야할 일도 바로 그것이야.]
그 격려는 그 누구의 말보다 따뜻했다.
99
병원에서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나에 대해 몹시 걱정하고 있었다.
나 [이제 괜찮아요.]
담임 선생님 [목소리가 밝아진 것 같네. 다행이야.]
그리고 사키를 만났다.
단지 이틀밖에 만나지 못했을 뿐인데,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0
병실안에는 종이학과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어제, 반 아이들이 가져온 것 같았다.
사키 부모님도 계셨다.
나를 웃는 얼굴로 반겨 주셨다.
사키 손을 잡자 반응은 없지만 체온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10
돌아오는 길에 사키 어머니에게,
사키 어머니 [어제, 의사 선생님이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했어.
언제 눈을 뜰지는 모르지만
목소리는 들릴 테니까 말을 걸어 주라면서.
그러니까 xx 군, 사키를 격려해 줘.]
내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자, 사키 어머니는 몇번이나 고맙다고 말했다.
그 말은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103
다음날부터 나는 학교에 나갔다.
처음에는 반아이들이 나를 걱정스렇게 보는 게 괴로웠지만,
그 시선도 곧 이어 사라졌다.
다만 K는 변함없이 나를 적의에 가득 찬 눈으로 쳐다 봤다.
그 날 이후 K는 반아이들과 멀어진 것 같았다.
교실 구석에서 혼자 있는 일이 많았다.
H는 지금까지 나간 수업 진도를 가르쳐 주거나 하면서
며칠 동안 내 뒷바라지를 해줬다.
그러다 마침내 12월달이 왔다.
105
12월 24일은 그녀의 생일.
나는 그 해에도 선물을 두개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
고민한 결과 음악 CD와 CD 플레이어를 주기로 했다.
소리는 들린다고 했으니까.
세배돈과 지금까지 저금해온 것을 전부 사용해 선물을 구입했다.
작년에는 기뻐하는 얼굴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자는 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106
생일 축하합니다, 라고 사키 부모님과 동생들이 말했다.
나 [축하합니다. 올해는 이거 가져왔어.]
그러자 조금이지만 사키의 혈압이 올랐다.
사키 어머니 [기뻐하는 것 같네.]
사키 어머니의 말에 조금 쑥스러워졌다.
107
그 해 그믐날이나 정월도 그녀의 병실에서 보냈다.
2월이 지날 무렵, 절망적이었던 그녀의 상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의사는 위험한 상황은 지났다고 진단 내렸다.
그리고,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108
사키는 졸업식에 나올 수 없었기에, 내가 졸업 증서를 가지고 갔다.
나 [졸업 축하합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또 사키의 혈압이 올랐다.
109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교 1학년, 같은 반에 초등학교때 동창 몇명이 같이 올라왔다.
H와 N, L이란 여자애 두명, 그리고 K 였다.
H [또 잘 해보자구~]
K는 그 이후 이야기 나눈 적 없지만, 나를 노려보진 않게되었다.
중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귄 것 같았다.
110
입학식이후 1개월 정도 지나 4월의 마지막.
사키가 눈을 떴다는 연락을 받은 나는 바로 교실을 뛰쳐나왔다.
111
수업 도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에 들어온 어머니한테 놀랐지만
그보다도 사키가 눈을 떴다고 하는 말이 더 기뻤다.
담당 선생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H가
H [빨리 가라!]
했던 소리만이 귓전에 남아 있다.
113
병원에 도착하니 사키 가족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있는 사키.
사키와 시선이 마주쳤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될까, 망설이고 있던 중
사키 [너무 많이 바뀐 거 아냐?]
허스키한 목소리로 사키가 말했다.
나는 정말 큰소리로 울었다.
117
사키의 손을 잡으며 울었고, 도시락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며 울었다.
사람이란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키는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얼굴이 조금 야위었지만, 사키가 웃는 걸 마침내 볼 수 있었다.
120
그리고 일주일, 나는 학교 수업을 빼먹고
매일아침, 병원에 가서 하루 종일 사키와 이야기나눴다.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만큼의 이야기를.
너무나 행복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122
내가 교실을 뛰쳐 나온 뒤 일주일.
간만에 등교해보니 교실 분위기가 이상했다.
H는 사키의 회복을 기뻐해주었다.
그렇게 이야기 나누는 건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반애들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123
그리고 점심시간.
다른 반이라 생각되는 한번도 본 적 없는 불량배가 나한테 와서,
불량배 [너, 사람 죽였다면서?]
나는 뭐가 뭔지 몰랐다.
124
그리고 나를 노린 괴롭힘이 시작됐다.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전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괴롭힘이란 건 처음에는 이유가 있어도 이후에는 별 의미없이 진행된다.
난 그 이유가 되는 것도 모른 채 괴롭힘 대상이 되었다.
126
나중에 안 것이지만, 내가 교실에서 나간 직후
무슨 일인지 모르는 반 아이들에게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던
여자애 L과 N이 나랑 사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드라마 같다며 나에 대해 좋게 말하는 여자애들도 있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은 무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내가 없는 사이, K가 그 애들한테 나에 대한 험담을 퍼뜨렸다.
이것이 괴롭힘의 시작.
하지만 괴롭힘이 후반에 달했을 때는 그런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128
사키는 눈을 뜬 후에도 상당 기간 입원해있어야 했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안색이 좋아졌다.
병문안 하러 갈 때는 학교일을 숨기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내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한 사키가,
사키 [무슨 일 있어?]
...라고 묻는 일이 잦아졌다.
나 [응? 아무 일도 없는데.]
이런 대답을 나누는 게 어느샌가 당연해졌다.
130
그러다 한가지, 아주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됐다.
사키가 평생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
133
사키 부모님은 몹시 슬퍼했다.
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결심했다.
내가 평생 사키를 지지하겠다고.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 꼬맹이 였지만,
이 때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135
얼마 지나지 않아 사키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들을 듯 했다. 하지만,
사키 [난 살아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
그렇게 밝게 말했다.
사키 [아빠, 엄마, 미안해요. 난 괜찮으니까.]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울고 있었던 주제에...강한 척 하기는.
139
나에 대한 괴롭힘은 점차 심해졌다.
경험한 사람은 알거라 생각하지만.
실내화가 사라지거나 내몫의 급식이 없는 건 기본이 됐다.
하지만 굽히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때쯤 H는 날 괴롭히는 녀석들을 막으려
이리 저리 바쁘게 돌아다녔다.
143
중학교 1학년, 마지막 학기
사건이 일어났다.
그 날은 눈이 많이 왔다.
드물게 쌓일 정도로 눈이 많이 오자 반아이들 대부분이 흥분했다.
그 날 점심시간.
나는 등뒤에서 눈덩어리를 맞았다.
범인은 다른 반 불량배.
처음에는 한명이었지만, 점점 인원수가 늘어났다.
그러다 눈덩어리가 아닌 얼음덩어리를 던지는 녀석도 나타났다.
이마에 얼음 덩어리가 부딪히자 찢어졌다. 피가 흘렀다.
여자애들이 비명을 지르며,
여자애 [그만해! 너무 하잖아!]
그러자 불량배 녀석이,
불량배 [저 새끼는 죽어도 돼! 맞아 뒈져라!]
그렇게 말하며 얼음을 계속 던졌다.
144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반격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 이미 그 불량배한테 달려든 사람이 있었다.
H 였다.
H는 불량배를 마구 두들겨 패서 코피를 쏟게 만들었다.
이게 원인이 되서 H는 정학 처분을 받게 된다.
145
이 사건은 결국 학부모 회의에 알려지게 됐다.
나는 학교에서 특별 취급 받기 시작했다.
마음놓고 학교에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된다
149
결국 사키도 이 사건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걱정을 끼쳤다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결국 나는 전학을 가기로 했다.
계기는 자신이 사는 곳에 오지 않겠냐는 할아버지의 권유
할아버지네 집은 꽤나 먼 곳이라 사키를 만나는 게 힘들어지지만,
사키에게 더 이상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전학을 가기로 했다.
151
사키에게 전학가게 됐단 이야기를 했다.
나 [지금처럼 자주 올 수 는 없어. 하지만 휴일에는 꼭 올께.]
사키 [지금처럼 자주 오는 게 이상한 거야. w]
라고 말해줬다. w
H 에게도 전학가게 된 걸 말했다.
H [...친구인데도 힘이 되주지 못했어. 미안.]
그러면서 아주 진지하게 사과했다.
그렇지 않아.
너는 나한테 아주 큰 힘이 되줬으니까.
내 인생에서 너 같은 친구와 알게 된 건 평생 자랑할 일이야.
고마워.
152
전학을 가게 되니 주변 환경이 극적으로 변했다.
전학간 중학교는 학년 인원수가 꽤 적은 곳으로,
나만 빼고 반애들 전원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었다.
하지만 전학생인 나를 꽤나 시원스레 받아들여줬다.
사키랑 나눈 약속대로 휴일이 되면 만나러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쯤 사키도 퇴원했다.
155
나는 졸업하고 나서 할아버지네 집 근처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내심 친가쪽에 있는 고등학교로 가고 싶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나이가 너무 많으신데. 두분만 생활하게 하는 것도
걱정되었기 때문에 이쪽으로 결정했다.
16살이 됐을 때 생일날 오토바이 면허증을 땄다.
이걸로 사키네 집에 언제든 갈 수 있게 됐다.
156
학교 허가를 얻어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그리고 휴일은 오토바이를 타고 사키네 집에 가서 보냈다.
고등학교에서의 친구도 많아져 충실한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158
그때쯤부터 였다.
생각에 잠긴 사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건.
슬프다고 할까, 그런 표정을 자주 지었다.
그녀는 고등학교 교육을 통신교육으로 받고 있었다.
처음에 그 표정을 봤을 때 내가 즐거운 듯이 고등학교 생활을
말했기 때문인가 싶어 그 이야기를 삼가했지만.
그 이야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때때로 아주 슬픈 얼굴을 보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지만 참고 있는 것 같았다.
161
또 다시 12월 24일이 왔다.
사키의 생일.
이 날 나는 또 선물 두개를 가지고 갔다.
목걸이와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
162
평소처럼 선물을 건네줬다.
나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해피 버스 데이 투 유~]
처음에는 고맙다고 말하며 웃었지만,
이내 그녀의 눈매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그녀가 우는 이유를 알 지 못했다.
163
사키 [이제 더이상 나한테 맞추지 않아도 돼.
앞으로는 네가 원하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
그녀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사키 [나는 이제 걸을 수 없어. 분명 평생 네 인생에 짐이 될 거야.
넌 나한테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해.]
사키는 울면서 말했다.
나는 보통 사람과 달라.
앞으로 계속 함께 인생을 걸어가기엔 짊어져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지금까지 내 이기심만 내세워 함께 있었지만...
이제부턴 네가 원래 가야했을 길을 갔으면 해.
...그렇게 말했다.
164
그리고,
사키 [안녕, 잘가.]
내 머릿속은 새하얗게 됐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내 방 침대 위에서 울고 있었다.
166
격렬하게 후회했다.
어째서 그녀의 괴로움을 깨닫지 못했는가.
어째서 그녀가 그걸 걱정한다는 걸 깨닫지 못했는가.
어째서 그 때 아무 말도 못했는가.
나는 한 사람의 평생을 지탱한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꼬마의 제멋대로인 고집을 지금까지 질질 끌어온 것이
그녀를 얼마나 괴롭게 했던 건지 몰랐던 것이다.
나는 또 자신을 혐오하게 될 것 같았다.
168
할머니 [지금은 자신이나 남의 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냐.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만을 생각하렴.]
할머기가 해주신 말이 생각났다.
그렇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 거지?
대답은 하나였다.
나는 사키와 함께 하고 싶다.
그것이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중학교때의 치기어린 생각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169
그렇게 결정했을 때 생각지도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사키의 동생이었다.
동생 [언니, 이거... 들으면서 계속 울었어요.
어제는 방에서 나오지도 않아서...걱정되서 찾아왔어요.]
건네 받은 것은 내가 선물했던 음반.
이 노래가사를 자신과 겹쳐 생각한 것일까.
덕분에 사키의 마음을 조금 알 수 있었다.
170
사키의 동생에게 편지를 건네줬다.
사키에게 보내달라며.
내용은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필사적으로.
기다려 달라고 적은 게 기억난다.
171
그리고 남은 시간을 전부 수험 공부에 쏟았다.
평소 성실하게 공부한 덕분에 성적은 좋았고,
결국 국립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일류 대학은 아니었지만 만족할만한 레벨이었다.
172
한시도 쉬지 않고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사키와 만나지 않았다.
주고 받는 건 메일 뿐, 그 마져도 횟수가 꽤 줄었다.
그녀는 의류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었다.
173
이어진 대학 졸업.
일류는 아니지만 직장도 정해졌다.
드디어 나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
177
작년 12월 24일.
나는 다시 한번 더 사키를 만나러 갔다.
이전처럼 두개의 선물을 들고.
하나는 코트.
하나는 반지.
나는 그녀에게 프로포즈했다.
181
나 [앞으로도 계속 내옆에서 웃는 얼굴을 보여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다.
지금까지 내안에서 계속 숨기고 있었던 말.
183
그리고 올해 12월 24일.
그녀와 결혼합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은
웨딩 드레스와 러브 레터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 처럼, 앞으로도 그녀를 사랑할 겁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85
수고했어!
행복 하게 잘살아!!
190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이야기였어.
사키씨를 행복하게 해줘라! 이 자식아!
191
수고했습니다.
새벽에 이런 이야기가 자주 올라오니까 곤란해요. www
사키씨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사세요.
192
>>1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줘.
205
눈에서 콧물이 마구 흐르고 있어!!
행복해라!!
210
추울 때는 이런 따뜻한 이야기도 좋지. ww
행복해라. 그리고 다시는 사키씨를 울리지 마 www
256
그리고 두 사람은 평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1등?
답글삭제오!!!!! 오랫만에 1등이다
3등? 잘봤어염? ㅋ
답글삭제ㅋㅋㅋㅋㅋㅋ 뭐야 이건.ㅋㅋㅋㅋ
답글삭제2등 Get!!!!!!!!!!!!
답글삭제등수가 문제가아니다.
답글삭제오래간만에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좋은 훈훈함~
답글삭제ㅋㅋㅋ
답글삭제처음 말을 꺼낼 때 분위기가 새드 엔딩인 줄 알고 이야기보면서 조마조마했습니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군요..
답글삭제아... 이것은 좋은 이야기다 ㅠㅠ
답글삭제잠깐 ,,, 이건 등수고 머고 ,.,., 가슴이 따듯해지네 ..
답글삭제아 머지 ㅡㅡㅋ .... 아 밖은 추운데 몸은 따닷해지네..
일단 선리플
답글삭제Happy....
답글삭제ever....
after...
정말 저런 사랑이야기는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니깐요 ;ㅅ;
훈훈하네요
답글삭제처음과 마지막... 변하지 않는 것....
답글삭제과거와 현재... 그리고 계속될 미래...
이 커플에 앞날에 무한한 행복을....
앞으로 항상... 영원히...
으악 소름돋았네 ㅋㅋ 너무 훈훈한 얘기..ㅠ
답글삭제배경음악으로 뭔가 슬픈 전개가 될거라고 짐작하다가
답글삭제중간에 갑자기 터치 같은 전개라니...
어쨌거나 잘 되서 다행이라능...
그런데 결혼까지 생일날 하는건....
생일 선물이랑 크리스마스 선물 두번 못받는다고 아쉬워한 사람하테 결혼 기념일까지 겹치게 하는건 좀...
정말 드라마 같은 얘기네요 'ㅡ'..
답글삭제해피엔드로 끝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아아~ 훈훈해~
답글삭제좋아요. 이런거 정말 좋아요.
아아, H, 너무 착하잖아..
답글삭제정말, 저런 친구야 말로 진정한 친구지..
누..눈에서 콧물이 ㅠ,,ㅠ
답글삭제내눈...
답글삭제내눈...ㅠㅠ
눈물난당...
아.... 감동적이네요 ㅠㅠㅠㅠ 마음이 따뜻해지는거같아요
답글삭제H야말로 진짜 좋은 친구같습니다! 그런 친구가 하나라도 잇었으면 좋겟네요.....
....음....
답글삭제저 BGM 클라나드인가...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좋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에서 육수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K 이 쓰레기 자식!!!! 이라는 생각이 메아리쳤습니다.
답글삭제행복하게 잘 살기를...
친구로써 최고인 H나
답글삭제계속 노력한 >>1이나
희망을 잃지 않은 사키나 모두 좋은사람이네요
정말 평생 행복하시기를...
답글삭제BGM이 카논인가 클라나드인가?
답글삭제아 오늘 1등하는 꿈을 꿨는데 역시꿈은 꿈인거임.. 이 문제가 아니라 이 스레.. 눈에서 국물이.....ㅠㅠ
답글삭제등장인물 하나같이 최고다
답글삭제K는 찌질이
음음. 잘 봤습니다.
답글삭제H야 말로..
답글삭제@John Doe - 2010/02/03 19:12
답글삭제클라나드 애프터에 OST로 쓰였습니다. 어째선지 귀에 익은 음악이였습니다. 제목은 'Merry Christmas Mr.Lawrence' , 류이치 사카모토 씨의 작품이군요.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작곡한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라는 유명한 곡입니다.
답글삭제...클라나드니 카논과는 상관이 없을걸요.
아 진짜 가슴찡한게 대단하네요..!!
답글삭제전 비중은 적지만 진짜 우정을 보여준 H도 좋아요!
K너무 찌질해!!!!!!!!!!!!!
진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ㅠㅠ
답글삭제이야기가 슬퍼서 울뻔했습니다 ww
답글삭제BGM과 중반 까지의 전개가 슬퍼서..
답글삭제마지막은 해피 엔딩.. 훈훈하군요..
(그나저나 이건 감동 카테고리가 어울리지 않을지)
@John Doe - 2010/02/03 19:12
답글삭제원래는 1980년대의 어떤 영화의 OST입니다
이정도면 감동해도 되지 않나요..
답글삭제아 슬퍼. 그러면서 기뻐.. 으흑.
이건 미친짓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아..안된다구.. 나 이..이런거에 약하니깐
답글삭제흐어어ㅓㅇ어ㅓㅇㅇ
멋지네요, 멋져요, 멋지군요
답글삭제역시 뭔가를 위해 노력하는 남자는 멋있어요 :)
정말 감동..
답글삭제앞으로 감수해야할 것이 많겠지만
이런 인연이라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으허 순간 울컥울컥해서 눈물 쏟을뻔 한걸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ㅠㅠㅠ
답글삭제왜이렇게 눈에서 땀이 흐르려하지...
답글삭제헐.... 초입부 보고 완전 새드앤딩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훈훈한 이야기네요.
답글삭제그건 그렇고 1<< 은 의지가 엄청 강한 사람이군요
아...최고입니다..
답글삭제으아 정말 잘보고 가요..ㅠㅠㅠㅠㅠ
답글삭제눈에서 콧물이ㅠㅠㅠ
답글삭제K너어어어어어어어어어!!!!
답글삭제아저씨 오랜만에 좋은이야기 들었다...
답글삭제엉엉 이래서 연애가 좋음
답글삭제아 ...
답글삭제컴퓨터 모니터를 바꿔야하나
모니터가 왜이리 찌글찌글거려
모니터 조정을 해도 화면이 자꾸 흐려지네
H는 내가 접수한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분명 그 결혼식 사회는 H가 봤으렸다?
답글삭제정말 감동적임..그런데 BGM이 클라나드 BGM이라는걸 아는 나는 아웃인가?
답글삭제으으으으ㅡㅡㅡㅇ으!!!!
답글삭제진짜 감동적이예요!!+_+ 수고하셨습니다!
감동적이네요
답글삭제h같은 사람이 되고 싶네..
나와 내 신부의 이야기 들어주세요 처럼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건만......
답글삭제잘됬군 잘됬어
어헝헝ㅎ어헝허엏어허엏어헝
절묘한 사카모토 류이치씨의 곡을 선곡하시다니.
답글삭제저를 울릴 목적이셨군요. 압니다.
아.......왜 노트북 모니터가 뿌옇지..
답글삭제닦아도 닦아도 계속 뿌옇게되네..
H...............같은 사람이 되고싶네요.
답글삭제아 그리고 역시 K는 루저.
앞으로도 행복하게 사시기를 빌며
답글삭제앞으로도 사키님을 울리지를 않길
앞으로도 서로 의지 했던 만큼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잘봤습니다~!
Merry Christmas Mr.Lawrence 가 지금까지 '마지막 황제' OST인줄 알았는데 동명의 일본 영화 OST였네요.
답글삭제그리고 두사람은 평생 행복하게 살았을까?
답글삭제처음에 새드앤딩일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두사람 서로 지금 행복하겠죠?
답글삭제(´A`)BGM이 너무 마음에 드는군요
답글삭제H같은 사람이 10명 더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밝아질텐데..ㅜㅜ
답글삭제정말 로맨틱 하네요...정말 멋진 사랑을 하고있어요..!!!!!
답글삭제1에게 말햊고 싶네요!
어떠한 역경이 있더라도 서로를 의지하며 꿋꿋히 살아가라!!
눈에서 식염수가 마구마구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답글삭제H도 정말 좋군요.
답글삭제역시 이쪽 카테고리는반칙이야...
답글삭제내 AT필드를 침범하고 있어..롱기누스인거냐?!
기대한 이상의 퀄리티입니다
답글삭제잘 감상하고 갑니다
H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건 나뿐인가?
답글삭제오오 해피엔딩
답글삭제으아, 눈에서 육즙이 철철...
답글삭제절죽여주시와요
답글삭제처음으로 연애물을 읽으면서
답글삭제배드엔딩이 아니길 빈것은 이번이 처음..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
결국 울었습니다 .
답글삭제감동이였습니다.
답글삭제다른 아이에게 H같은 친구가 되어주고싶어요!
Merry Christmas Mr.Lawrence, 클라나드를 안봐서 잘 모르지만 클라나드에서 사용된건 원곡은 아님.
답글삭제@santa - 2010/02/03 20:16
답글삭제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작곡한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라는 유명한 곡입니다.
...클라나드니 카논과는 상관이 없을걸요.
이아저씨 오랜만에 좋은걸 봤다. 크으...
답글삭제사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부분 부터 울면서 봣어요 ㅠ
답글삭제H 같은 좋은 친구는 정말 드물꺼에요
1과 사키 둘이 행복해지기를
아 훈훈한 이야기다~
답글삭제1 굉장하구만
H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중2병의 K
너에게는 K라는 이름도 아까워!
아놔;;; 갓만에 안구에 습기가...
답글삭제아아 ...
답글삭제역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연애스레
다행이다.. 다행..
답글삭제K녀석 질투가 너무 심하잔아www
K녀석은 이제 누구를 좋아할까
답글삭제눈에서 콧물이 멈추질 않는군요. 앞으로도 저 마음 변하지 않고 끝까지 사키와 함께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H란 친구 정말 멋진 친구입니다. ㅜㅜ 크나큰 불행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든 주변의 따뜻한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좋았습니다.
답글삭제이런 거 너무 좋아요 ㅠㅠ
답글삭제어설트레인님 덕분에 마음 따뜻해지는 글 보고 가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항상 글만 보고 가다가, 감동을 받아서, 어설트레인님의 번역에 격려의 메세지를 남기고 가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겨요.
감사합니다.
H녀석이 진짜 멋지군요...으헝헝헝 K...죽어라 젠장. 일본은 근데 이지메하면 저렇게 심각하게 하나..? 인간 쓰레기들..랄까 난 왜 현실의 소꿉친구가 없는거야!!!!!!!!!!
답글삭제k는 평생 오른손하고나 살아버려! 그리고 젠장 백년해로나 해버려!
답글삭제이 게임 제목이 뭔가요?? 라는 리플은 왜 하나도 없지
답글삭제ㅠㅠ 너무 감동적이잖아 젠장
낚시나 새드앤딩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답글삭제K 찌질이
H 멋지다!
그리고 두 사람은 평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제는 그들 모두의 마음에 평화와 행복이 함께 하기를.
답글삭제@John Doe - 2010/02/03 19:12
답글삭제1983년 작품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영제 Merry Christmas, Mr. Lawrence)의 메인 테마곡이죠.
곡이 원체 좋아서 이곳저곳에서 쓰였나 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 망할 육수가...
답글삭제H는 1과 사키 사이의 오작교
답글삭제많은 시간이 흘러 프로포즈 했지만 받아준 사키는 그동안 얼마나 1을 그리워 했을까요
아 대박!!!
답글삭제낚시여도 괜찮아!!
너무 이쁘고 너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네요
답글삭제이렇게 리플달게 만드는 스레는 정말 오랜만.
보다가 결국 눈물 흘려버렸지요....
마지막에 결혼합니다에서 소름 쫙.............ㅠ 이야기 완전 초집중해서 읽었어요..... 아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아...슬프네요...
답글삭제이제 그들의 앞에 축복만이 있기를...
눈에서 땀이...
답글삭제@행인1 - 2010/02/03 23:22
답글삭제대부분의 이지메가 소위 질 않좋은애들들이 모여서
한명같고 괴롭히는거니깐요.
@santa - 2010/02/03 20:16
답글삭제저도 왠지 클라나드필받았는데 ㅋ
부디 행복하게 사세요!!
답글삭제이렇게 슬픈이야기는 처음이다.
답글삭제@우끼 - 2010/02/03 18:11
답글삭제우와!! 선리플 후감요 ㅋ
@보면 볼수록.. - 2010/02/03 19:09
답글삭제K 이 쓰레기자식!!
불량배 이 짐승자식!!(1)
H가 참 좋은 사람이네요.
답글삭제우왕 멋진분이네요 ... 근데 H 는 어떻게 됫나요 ..
답글삭제@Noxelium - 2010/02/03 18:22
답글삭제정말 저도 보는 내내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해피엔딩.....
하아.. 막 눈에서 육수가..
반쪽달이 떠오르는 하늘..........?!
답글삭제1도 좋지만 H가 참 좋네요. 1보다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음.
답글삭제생일과 크리스마스 이브, 그리고 결혼 기념일이 하루만에 다 이루어지는 건가!
답글삭제앞으로도 예쁜 사랑 나누시길!
두사람 모두 행복하세요 ㅜㅜ
답글삭제H 너도 행복한 삶을 살아라.....ㅜㅜ
K, 아마도 사키를 좋아했을듯했는데..
답글삭제>>1과 사키가 좋아해서 마음을 접었나보네요..
크리스마스라 ㅡ 날짜 잘 잡았네요 'ㅅ';
아... 정말 영화같은 사랑 ㅠㅠ
답글삭제앞으로도 행복하겠죠? ㅠㅠ 남자분이 너무 멋있어요//
@보면 볼수록.. - 2010/02/03 19:09
답글삭제K이 쓰레기자식!!
불량배 이 짐승자식!!(1)
H 정말 좋은 사람이네요 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1도 너무 좋은 사람인것같고..ㅎㅎㅎㅎ 진짜 멋져요~
잘 읽고 갑니다~ 아 진짜 따끈해지는데여 ㅋㅋ
진짜 해피엔딩이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첫사랑이랑 이어진 >>1은 위너.
K는 루저.
(?)
그래도 K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하는게 당연할지도.
근데 험담은 왜 퍼트리나염염...
사고부분에서 눈앞이 뿌여질정도로 몰입 (ㅠ,,ㅠ)
답글삭제두분다 행복히 오래사시길 기원
다..다행이다... 행복하게 끝나서 ㅜ_ㅜ
답글삭제1의 그녀를 향한 올곧은 마음에 찬사를!
두사람의 미래에 축복을!
다만 급 배가 아픈건 왜지? 화장실에 가봐야겠다!
@우끼 - 2010/02/03 18:11
답글삭제이건 감동이다!
...쯧.
답글삭제BGM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K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걷지 못하게 만든 1을 탓하고 미워하는 거겠죠.
답글삭제저렇게 살면... 많이 괴로울텐데...
손님 / 사카모토 류이치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K의 마음도 조금 이해는 갑니다.
답글삭제K의 입장에선 주인공때문에 자신은 초등학교때 고립당했으니깐요.(원인은 자신에게 있지만 말이죠.)
그리고 그게 좋아하는 여자애와의 관계랑 고립됐던 상황이랑 여러가지가 복합되서 나중엔 그저 이유없는 분노만 남았겠졈...
K도 참 불쌍한 애임.
정말... 아름다운 얘기네요.
답글삭제회사에서 지금 다 읽었는데 눈물 참느라 혼났네요.
답글삭제부디 앞으로도 두사람 영원토록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진심으로..
이런 드라마가 있을리 없어! 라고 외치면서도 안구에선 육즙이;
답글삭제슬프다. 그리고 행복해졌다...
답글삭제사랑따위 믿지 않았는데
답글삭제사랑이란게 정말 존재하는구나
두사람의 영원한 행복을빌며
답글삭제사랑할수있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겠죠
그리고H와도 좋은우정 이어갔었으면 더좋았을텐데.. 그점이아쉽네요
주인공인 1< 보다 K나 H같은 조연이 더 많이 언급되는...
답글삭제지금 내가 눈에서 땀이 나온다는 둥,
답글삭제엄청난 감동 받아서, 울컥했다는 둥,
농담하지마!
난 절대로 하지않았으니까! 절대로 하지 않았다니까!?
@보면 볼수록.. - 2010/02/03 19:09
답글삭제K이 쓰레기자식!!
불량배 이 짐승자식!!(2)
해 피 라 다 행 이 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처음 댓글다는데...악..눈에서 육수가..ㅜㅜㅜㅜㅜ....
답글삭제정말 한편의 드라마같은이야기....사키가 자살할까봐 걱정했다죠...
행복하길!!!!!!!!!!!!!!!!!!!!!!
직장에서 업무가 적으면 시간 때우는 이곳...
답글삭제그리고 눈에 물이고여서 참느라 고생...
정말 너무 감동이네요.
초등학교때부터 쭉 .. ㅠㅠ 굉장하네요 ㅠ
답글삭제으..제멋대로 눈물이 나와버렸다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1과 사키(가칭이지만)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마음이 따뜻해 지는 좋은 글이었어요.
답글삭제잘 보고 가요.^^
초등학생때부터 사키만을 바라보고 결국 결혼까지하게 된 1도 대단하지만
답글삭제친구였던 H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드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예요, 너무 감동적입니다ㅠㅠㅠ
이 스레는 영화화된다!!ㅋㅋㅋㅋ
이런 좋은 글에도 등수놀이를 하다니! 이건 사키씨에대한 모독이야!
답글삭제으헝허어엉 ㅠㅠ 행복하게 잘 사세요 ㅠㅠ
아 스레보고 우는건 처음입니다 ㅠㅠ 정말 ㅠㅠㅠㅠ
답글삭제이렇게 훈훈하고 따뜻한스레가있다니..마음이 절로따뜻해지는기분이고..
이게바로 진정한 연애입니다 ㅠㅠ 서로를아껴주는마음..
아니근데 K저자식뭡니까대체 저 후레자식 걍 발로차주고싶네요
저런자식은 좀 당해봐야해..이게아니라 H도 너무 대단하고.
.친구를 믿고 따르고 우정이 그렇게 깊은 친구라니 이게바로진정한
친구입니다 ㅠ ㅠㅠ 아 정말 훈훈한스레였습니다 꼭 행복해지길!
H도 행복해지길바라며!
'이렇게 말했더니 또 사키의 혈압이 올랐다.'
답글삭제...이부분 뭔가 감동적인 부분인데 왠지 문장만 보고 뿜어버렸다....
정말 좋은 이야기군요...
일생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런거 너무 좋다
답글삭제H 이녀서어엉억 !
답글삭제좋은녀석이구만.
허허
평생 행복하게 살아라~!!!!
답글삭제정말 훈훈하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삭제계속 보면서 떨어지는 눈물을 계속 소매에 닦아내니 소매가 축축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평생 행복하길 ㅠㅠㅠㅠㅠㅠ
아아...낚시스레가 아니라서 다행이야...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난 그애가 하늘에 있지만...
답글삭제하...............
답글삭제요즘 왜이렇게 연애로 올라오는거야........
안그래도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오는데...........(설날이긴 하지만)
훈훈하긴해도..........솔로로선.......ㅜㅜ
훈훈훈 ㅠㅠㅠㅠ!! H군 너무 좋은친구잖아!!
답글삭제전쟁중의 크리스마스 삽입곡은 오르골버전이든 사카모토씨(?)의 피아노버전이든 너무 좋아하는데.... 이런 감동적인 얘기와 함께 듣게되니 더욱 찡하네요..
답글삭제Merry Christmas Mr.Lawrence
답글삭제Ryuichi Sakamoto가 참여한 동명의 전쟁영화의 음악으로 발매되어 클라나드 BGM,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BGM으로도 쓰였고 가장 최근에는 우타다히카루가 미국발매음반에서 리메이크하였습니다.
국내에는 Yuki Kuramoto의 곡으로 잘못 소개된 곳이 많습니다.
참고로 마지막황제에 삽입된 곡은 Rain 입니다.
@Noxelium - 2010/02/03 18:22
답글삭제K는 왠지 싫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정도 이해는 되네요..
용납은 못하지만.
그리거 저도 눈에서 육수가..
후아.. 눈물은 안나오지만 소름이 쫙돋네요...
답글삭제눈물좀 나줘라...아..
어떻든지간에..
답글삭제두사람은 행복해지면 좋겠다..
그리고 H같은 친구를 둔 글쓴이가 너무 부럽군요.
아 진짜 눈물고였음..
답글삭제눈에서 육수가…
답글삭제그나저나 BGM 제목보고 우타다 히카루?... 라고 생각한 나는<
듣다보니 클라나드?... 흠 어쨋든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는 좋습니다
사키와 >>1이 행복하길,
우와 ㅠㅠ '나'라는 사람 정말 멋있네요ㅠㅠ
답글삭제@백류운 - 2010/02/04 12:57
답글삭제더 강한 인상이 남으니까..인듯??
k맘은 이해하는데..중학교가서까지 저러다니 진짜...
답글삭제@하악하악 - 2010/02/03 18:25
답글삭제happily ever after 죠
아까 한번 울었었는데
답글삭제눈물 그치고나서
이글보고 다시 펑펑 울었어요 ㅠㅠ
거짓말이라도 좋지만 이거 너무 슬프잖아 ㅠㅠ
답글삭제@레카 - 2010/02/03 18:59
답글삭제클라나드는 뭡니까
전장의크리스마스 OST인데
H는 멋진 친구네요.
답글삭제1은 멋진 남자
H는 멋진 친구네요.
답글삭제1은 멋진 남자
감사히 퍼가겠습니다.
답글삭제@레카 - 2010/02/03 18:59
답글삭제분명히 어디선가는 들어봤는데 클라나드bgm이라길래... 나같은 중증 클라나드 빠돌이가 클라bgm을 모를리가 없는데... 근데 동영상에 써져있었네 ㅋㅋ merry christmas mr.로렌스씨 미안
@John Doe - 2010/02/03 19:12
답글삭제'하울의 움직이는 성'에도 나오지 않았나요? 잘 기억이 안나넹;
수정)힣 아래 댓글보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네요
@ㅇㅇ - 2010/02/03 20:57
답글삭제마지막 황제는 Rain이 역쉬..ㅎㅎ
@우끼 - 2010/02/03 18:11
답글삭제훌쩍
킁
아.. 너무 멋진... H씨는 어떻케 됫는지 알방법은 없지만 한번 물어보고 싶내요
답글삭제흑.. 전해지진 안켓지만 ㅊㅋㅊㅋ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답글삭제훈훈하네요,,,,훌쩍...어라....왜....모니터가 흐리지.....
답글삭제와 ㅋㅋㅋ 댓글보다가 식겁했다
답글삭제어떻게 이 곡을 모를 수가 잇지? 일본에 관심 많을거같은 사람들이...
어릴때부터 딱히 큰 교육받아온건 아닌데 저한텐 베토벤의 운명도 모르는 사람들처럼 들리네요 좀 충격이었음
막심의 밝은 버전만 들었는데 잔잔한 버전이 이런 분위기의 글에 쓰이니까..뭐랄까..눈에서 육즙이 나왔습니다=ㅂ=
답글삭제Merry Christmas Mr.XX & Mrs. 사키
눈물흘렸습니다.
답글삭제이렇게 드라마 같은 이야기;;
행복하게 잘살어요!!
정말 글 한편을 읽고 글썽거리지 않는 제가.......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읽으니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하는군요........ 너무 감동적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를 수 있는 실크가 되었으면 합니다. 2ch 어비스 화이팅!
답글삭제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경을 썻는데도 앞이 안보니네요ㅠㅠㅠㅠㅠ
답글삭제이런 드아마틱한이야기ㅠㅠㅠㅠㅠ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어요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