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쳐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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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조그만 상점가를 빠져 나오자 전원 풍경이 펼쳐졌다.
바람 냄새에 어딘지 풀냄새가 섞여 있다.
배기 가스 냄새와 코를 찌르는 비료 냄새 때문에
노스텔지어한 감상을 느낄 만한 풍경은 절대 아니지만.
그녀는 자기가 사는 집 주위 풍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대로 도시 근처 풍경은 어디나 비슷했다.
획일화된 녹지 계획과 기획 상품마냥 지어진 건출물.
공장에서 뽑아낸 플라스틱 박스를 심어 놓은 것 같다.
현실임에도 지극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풍경.
그 속을 걸어가는 공주님은 마치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언제부터 였을까, 나는 공주님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어딘가 아주 먼 꿈나라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괴로워하는 공주님을.
이건 내 추측이지만.
그녀가 부적 삼아 소중히 여기고 있는 봉제 곰인형은
아마도 그녀가 어렸을 무렵, 동생에게 줬던 물건일 것이다.
너무 낡아서 실이 뜯어져 나가려 하는 곰인형.
조금이라도 험하게 다루면 솜이 삐져나올 것 같은 곰인형.
나는 곰인형에게서 내 모습을 보았다.
곰인형의 주인은 옛날에 죽었다.
하지만 그 자취는 오래도록 남아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꿈나라 사람인 그녀를 현실에 붙잡아 두는 유일한 도구이자
현실의 괴로움으로 그녀를 아프게 하는 고문 도구.
곰인형은 나와 닮았다.
275
[다녀왔습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어머니가 화난 표정으로 현관까지 오셨다.
[너 지금까지 어디서 뭘하고...]
그리고 더이상 아무 말도 못하셨다.
하얀 코트를 입은 설녀의 첫 희생자.
그녀는 소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안녕하세요?]
어머니는 그녀를 쳐다본 채 그대로 굳어 있었다.
가족들의 반응은 내 예상 그대로 였다.
평상시는 밝은 성격인 아버지도, 바보같이 떠들기 좋아하는 동생도.
바른 자세로 앉은 채 굳어 버렸다.
말투마져 평소에는 상상도 못할 점잖아졌다.
동생은 몇번이나 뒤통수를 긁적이며 숫기없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녀를 중학교 동창이라 소개하며
우연히 집에 오는 길에 만났다고 말했다.
그녀와 미리 입을 맞춰뒀기에 이야기는 순조롭게 풀렸다.
그렇다 해도 지금껏 여자랑 인연이 없던 내가
갑자기 미인을 데리고 온 것에 대한 설명으론 좀 많이 부족했다.
헌데 이 점을 공주님이 해결해줬다.
그녀는 자신과 내가 고등학교때에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예전 내가 어머니 화분을 몰래 꺼내온 걸 받은 적이 있는데,
어머니를 찾아 뵌 뒤 이에 대한 사과를 하고 싶었다는 말도 겯들였다.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근 조근 말하자, 마치 진짜처럼 들렸다.
덕분에 가족들의 의문을 흩트리는 것도 성공했다.
이 점에는 나도 놀랐다.
현관에서 거실까지 오는 몇 안되는 시간동안
그녀는 대체 뭘 보고 그런 애드립을 할 수 있었던 걸까.
헌데 그녀의 말에 반응한 건 나만이 아니었다.
[네가 고등학생때 화분 하나 잃어 버렸는데. 그거 네 짓이었어?]
어머니는 날 책망하듯 말하셨지만, 실상 꽤 즐거워보였다.
도둑맞은 정도로 멋진 꽃을 키워낸 자기 실력에 대한 자부심과
그 꽃을 받은 사람이 자신과 취미가 맞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놀랍게도 공주님은 어머니와 완전히 의기투합했다.
세상 일이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공주님이 배가 부르다 말해도 더 먹으라며 먹을 걸 가져오시는 어머니.
공주님이 술을 따라드리자 더이상 여한이 없다는 듯 웃으시는 아버지.
공주님이랑 사진을 찍겠다며 그녀를 채근하는 바보 동생.
그녀는 그 제안을 부드럽게 거절했고, 동생은 좌절했다.
그리고 그녀는 저녁 시간이 될 때까지 내 방 창가에 앉아
모호한 표정으로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돌아갈 때쯤, 가족 전원이 나와 그녀를 배웅했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한번 더 방문해달라고 말하셨다.
역으로 가는 중 그녀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어제밤처럼 격렬하게 울진 않았지만.
나직히 훌쩍이는 소리가 밤거리를 울렸다.
[어째서 부모님은 그렇게 빨리 돌아가신 걸까.]
[어째서 동생은 날 남기고 죽어버린 걸까.]
그녀는 더듬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세상 모든 일에 이유가 있듯이, 자신의 불행에 대한 이유를.
앞뒤 정리되지 않는 말을 계속 늘어놓았다.
[부러워요...상냥한 가족들이 있어서...]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어머니 앞에서 한 애드립에 대해 물어볼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283
전철 안에서 공주님은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다.
썩 나쁘지 않았다.
내 셔츠가 공주님이 흘린 군침에 더러워져도.
파운데이션이 뭍어 색이 변해도.
나는 공주님이 깨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몸을 틀어
공주님이 좀 더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무렵 휴대폰이 울었다.
오타쿠 친구한테서 메일이 왔다.
평소랑 달리 엄청 긴 문장이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구만.
나도 좀 고생했어. 이 새까만 사진 파일 말이지.
진짜 완전히 까만색 하나로 통일된 사진이라면
이 용량보단 좀 더 가벼워야 해.
헌데 이건 아주 조금이지만 단색으로 칠해진 것보단 무겁지.
즉, 이 사진 파일 픽셀 배색 중에 불균형이 있단 소리야.]
내가 교환조건으로 내세운 운동화 가치에 어울릴만큼 작업을 했다며
뻐기고 싶은 것일까, 괜한 수식어가 많았기에 핵심적인 부분만 읽었다.
[난 우선 이 불균형 픽셀이 어떤 코드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경우 통계 해석을 낼 경우 간단하게 알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그런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은
너무 비싸서 우리 연구실에 없다.]
이것 저것 수식어를 다 뺐는데도 서론이 너무 길다.
[헌데 좀 더 간단하게 생각해보니 알겠더군.
사진의 명암을 조절해보니 검은색에 가려져있던
흑백 사진이 출력됐어.]
이제야 본론이 나왔다.
[사진은 인도의 델리, 마드라스, 첸나이, 뭄바이, 봄베이의
자전거 택시 사진 모습이 찍혀 있었어.
델리 꺼는 어쩌면 다른 곳일지도 몰라.
일단 우리 대학원에 있는 인도 사람한테 확인은 받았다.
장소가 어쨌든 간에 전부 자전거 택시 사진 뿐이라는 게 걸리더라고.
이 점이 중요한데, 택시 번호판이 전부 수정되있었어.
엉성하게 되있어서 유심히 보니 금새 알 수 있었지.
번호판에 적힌 숫자는 아마도 어떤 수치를 가리키는 거라 생각해.
헌데 이 파일 제작자는 대체 왜 이렇게 수고스런 일을 하는 걸까.
내가 추측하기론, 아마도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PC가 있는데
여기에 사람 손으로 데이터를 옮기고 있는 게 아닐까.
옮기는 작업은 그 아가씨가 하고 있는 거고.
꽤 비밀스런 작업이라 생각되지만, 이미 우리한테 들켰으니까
그 비밀이란 것도 끝이네.]
역시 이 친구는 최고다. 정말 고맙다.
284
목적지에 도착해도 공주님은 뒤척이기만 할 뿐 눈을 뜨지 않았다.
분명 졸린 걸테지, 별 수 없었기에 들어서 옮기기로 했다.
공주님이 으음, 하며 조그맣게 소리를 냈다.
오늘 아침부터 계속 울기만 했으니까 조금 기분 전환을 하자.
그래서 나는 가까운 게임 센터로 그녀를 데려갔다.
우리는 거기서 하우스 오브 데드 라는 건슈팅 게임을 했다.
가까이 다가오는 좀비를 총으로 쏘기만 하면 되니까
겉보기엔 간단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꽤 어려웠다.
총알 리로드 중에 당하거나, 좀비 공격을 피할 때 내몸을 움직인다거나.
제일 힘든 건 무거운 총을 든 채 오랫동안 그 자세를 유지해야 된다는 것.
공주님은 결국 힘들어서 팔을 내려 버렸다.
그리고 게임 오버.
곧바로 동전을 넣고 다시 시작했지만 금방 게임 오버 당해버렸다.
사실 나는 중간부터 게임 화면 대신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새 웃는 얼굴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팔 괜찮아? 힘들지 않아?]
[예에~]
그녀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무리해서 끌고 온 게 정답이었던 것 같다.
레이스 게임도 했고 도저히 뽑히지 않는 인형 뽑기에 열중하기도 했다.
그러다 목도 마르고 피곤하기도 했기에 어제밤 공주님이 추천했던
그 가게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가게에 들어서자 바텐더처럼 차려입은 남자가 왔다.
키가 크고 조금 가벼워보이는 인상의 남자였다.
그는 호스트처럼 발음을 굴리며 자신을 코우지라고 소개했다.
[주문할 게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시길.]
그는 우리를 자리로 안내하곤 홀 카운터쪽으로 사라졌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공주님은 그가 사라진 쪽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저 사람, 싫어~]
공주님에겐 이런 면도 있었군.
사실 나는 공주님의 말보다 이 가게 전반에 흐르는,
단골이 아닌 사람을 거부하는 듯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신경쓰였다.
하지만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노래.
마음에 드는 노래 한구절을 흥얼거리고 있자니
공주님이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문득 말했다.
[우리, 노래방 가요.]
291
가게 문을 열고 나오니 빗발이 굵어져 있었다.
부슬비가 약하게 내리다 어느새 거세게 내리친다.
올해 정월은 이 패턴이 계속 반복됐다.
노래방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거세게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가기에는 좀 멀다.
차가운 공기와 습도 때문인지 공주님 코끝이 새빨개졌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이거.]
돌아보니 거기에는 어제 우리를 배웅해준 여자가 서있었다.
우리가 가게 앞 처마 밑에 서있는 게 보기 안쓰러웠는지
우산을 가져다 주러 온 듯 했다.
[사무실 창문에서 보여서.]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고마워~ 카나. 그런데 일 벌써 끝났어?]
[응, 사무실에서 옷 갈아입고 쉬고 있었어.
방해하면 안될 것 같아서 아깐 말 안 걸었고.]
카나라고 지칭된 여자는 후드가 달린 밀리터리풍 코트를 입고 있었다.
후드 주위에는 털이 풍성하게 붙어 있었다.
남자같은 복장이었지만 늘씬하게 잘빠진 몸매 덕분인지 섹시해보였다.
암컷 사자한테 갈기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카나와 공주님은 잠시동안 둘이서 대화를 나눴다.
대화 도중 카나가 흰 종이 봉투를 꺼내서 공주님에게 건네주는 걸 봤다.
그녀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봉투를 받아 핸드백에 집어 넣었다.
흰 종이 봉투에 가려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했다.
새로운 플로피 디스켓.
봉투가 반으로 접어 있었기 때문에 사이즈로 눈치챌 수 있었다.
[카나~ 괜찮으면 우리랑 같이 노래방 안갈래? 응?]
그녀는 작별 인사를 하는 대신 그렇게 말했다.
[노래방? 지금부터?]
[응~ 우리 그이가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고 해서~]
그런 소리 한 적 없습니다.
노래 부르고 싶단 말을 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공주님은 내가 노래를 흥얼거린 걸 보고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았다.
카나는 웃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단지 쓴웃음만 지었다.
[OK, 좋아. 나도 노래 부르고 싶었으니까.]
의견이 일치되자 공주님과 카나는 노래방을 향해 빗속을 뚫고 달렸다.
기왕 우산 가져왔는데 쓸모가 없네.
두사람 뒤를 쫓으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292
시이나 링고, 시이나 링고, 시이나 링고.
3 연속으로 시이나 링고 노래가 계속되었다.
4번째 곡도 시이나 링고 노래였다.
카나가 5번째 시이나 링고 노래를 시작했을 때,
공주님이 노래방 책을 나한테 넘겼다.
[그렇게 멀뚱히 있지 말고 한곡 불러 봐요.]
나는 반쯤 농담삼아,
[난 시이나 링고 노래 못해.]
그러자 마이크를 잡고 있던 카나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뭐든 좋으니까 한번 불러봐요. 나도 듣고 싶으니까.]
카나는 마이크를 넘기며 그렇게 말했다.
이래 저래 곤란한 상황이 됐다.
나는 노래방에 간 경험이 별로 없다. 간다해도 분위기만 해칠 뿐.
중학생 무렵 옛날 영국 락 음악을 처음 듣고 거기에 푹 빠져 있었다.
노래방에 가면 언제나 옛날 노래만 불렀기에 분위기를 해치곤 했다.
들어본 적 없는 음악소리에 마이크를 든 나한테 시선이 모인다.
하지만 노래가 시작될 쯤에는 모두 흥미를 잃는다.
그런 노래 몰라,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노래방에 얶힌 추억이라곤 이런 소리를 들은 거 외엔 없다.
얼버무리는 건 무리라 생각했기에 우선 노래방 책을 뒤져보는 척 했다.
그러다 E 항목의 아티스트란에서 이글스 노래를 찾아냈다.
이글스 노래가 수록되있을 줄 몰랐기에 조금 놀랐다.
일단 이걸로라도 불러볼까,
나는 공주님에게 해당 노래 번호를 불러줬다.
이 노래라면 어떻게든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주님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리모콘 버튼을 눌렀다.
숫자가 입력되자 갑자기 긴장감을 느꼈다.
다른 사람 앞에 설 경우 나는 언제나 이렇게 바짝 긴장했다.
간주가 시작되면서 긴장감은 정점을 찍었다.
이 다음부턴 거의 생각나질 않는다.
텔레비젼에 표시되는 영문 가사를 필사적으로 되뇌였던 기억만 있을 뿐.
293
노래를 끝내자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단지 노래 한곡 불렀을 뿐인데, 나는 어느새 땀범벅이 되있었다.
나란 녀석은 너무나 한심하구나.
일단 분위기를 바꾸려고 그녀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고르려
지금껏 한번도 만져본 적 없는 리모콘에 손을 뻗었다.
다음 곡은 어떤 걸로 하겠냐는 의미로 그녀들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굉장히 잘부르네요. 놀랐어요.]
카나는 그렇게 말한 다음,
[이글스 노래는 나도 좋아해요.
다음은...인 더 시티 불러주지 않을래요?]
생각지도 않은 감상이었다.
카나는 외국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 더 시티 라... 일단 부를 줄은 안다.
결국 나는 연이어 노래 2곡 부르기 라는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공주님은 싱글 벙글 웃고 있었다.
이후 카나는 시이나 링고 노래 부르는 건 질렸는지
나도 길거리를 지나다 들은 적 있는 최신 노래를 불렀다.
난 여자 목소리를 좋아한다.
특히나 고음 영역에서 길게 늘어지는 소리를.
한창 즐기던 중 나는 어느샌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꿨다.
어릴 적 마을 공터에 드러누워서 올려다 봤던 겨울 하늘
날갯짓해 날아가는 참새.
내가 자는 동안 공주님이 내 손을 잡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꿈속에서도 그녀의 감촉이 바로 옆에서 느껴졌으니까.
노래 소리가 온몸을 울리는 감각이 꿈과 싱크로한다.
번개가 치는 날 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때 느꼈던 편안함과 같은 것이 내 옆에 있다.
나는 그 사실에 안심하고 더더욱 깊게 잠들었다.
300
공주님이 날 흔들어 깨웠다.
눈을 뜨니 나를 내려다 보는 공주님 얼굴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공주님 머리뒤에 조명이 있어 역광때문에 표정은 안보였다.
나는 다시 눈을 감고 내머리속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방금 본 그녀의 얼굴과 내 기억속 얼굴이 겹친 순간,
나는 몸을 일으켜 그녀의 머리카락에 코를 묻었다.
방안 가득 풍기는 담배연기가 배였는지
그녀의 머리카락에선 연하게 담배 냄새가 났다.
[카나는 벌써 갔어요. 아침 일찍부터 댄스 연습하러 가야 된대서.]
그랬군, 카나의 그 탄탄한 몸매는 댄스로 단련된 것 인듯 했다.
야생 동물 같이 늘씬하게 뻗은 그녀의 몸매가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카나가 웃는 얼굴을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보통 여자들은 잘 웃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카나는 큰 눈동자로 나를 뚱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남자처럼 코를 비비거나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기도 했다.
그리고 카나는 좋다, 나쁘다는 말을 자주 썼다.
좋은 노래라거나, 나쁜 노래라는 말을 바로 바로 꺼냈다.
물론 노래에는 각자 다른 취향이 있는 것이니까
좋고 나쁨이란 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부른 노래를 좋은 노래라고 말했다.
아니 이렇게 빙돌려 생각하는 건 귀찮다.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하자.
카나가 본 나는 공주님에게 어울리는 '좋은' 남자 였을까.
301
공주님은 핸드백에서 곰 인형을 꺼내 그녀의 무릎을 배고 있는 나한테
키스하게 하거나 펀치를 먹이거나 하며 장난을 걸었다.
나는 멍하니 그녀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다 문득 입을 열었다.
[저기.]
[응?]
[오늘 우리집에서 말야. 그 화분에 대한 거. 어떻게 알았어?]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글쎄요~ 어떻게 안 걸까요~?]
[내가 추리해볼까?]
[응~ 해봐요.]
그녀의 무릎 배게는 정말 기분 좋았다.
그래서 생각하는 척 하면서 얼굴을 좌우로 흔들며 감촉을 즐겼다.
[네가 화분 기르는 기술같은 걸 알고 있었다, 이건 확실하지?]
그녀는 진저엘을 한모금 마시고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어머니가 화분 기르기를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건데.]
끄덕 끄덕.
[헌데 당시 집안에는 화분이 없었거든.]
끄덕 끄덕.
[그렇다면 화분 기르는데 필요한 물품을 본 걸 테지.]
그녀는 곰인형을 내 얼굴을 노려서 다이빙 시켰다.
[네에~ 정답입니다~ 현관에 말이에요.
화분 재배에 필요한 흙봉투를 봤거든요.
우리 할아버지가 쓰는 것과 같은 거 였어요.]
[흐음, 과연. 하지만 화분 기르는 취미가 아니라
장식용 화분 하나에 쓰려고 가져다 놓은 걸 수도 있잖아?]
[그럴리가 없죠. 화분 하나에만 쓰기엔 흙양이 너무 많았어요.
양만 보자면 화분 십여개 분량은 되보였는걸요.
그런 거라면 하루 이틀 키운 건 아니죠.]
[아, 그렇군.]
[거기다 내가 실수를 해도 보충해줄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이봐, 이봐. 그 말을 듣자 맥이 풀려 가볍게 한숨을 나왔다.
멍하니 이야기를 나누던 중 테이블 위에 굴러 다니던
진저엘 페트병뚜껑이 눈에 띄었다.
그걸 집어 핑크 곰 인형 머리에 씌워보니 딱 맞았다.
옛날 터키 병사처럼 보였다.
그녀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잘 어울리네. 좋아, 내일은 콜라 병뚜껑 모자를 사줄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곰 인형을 품에 안았다.
곰인형이 낡은 건 매일 매일 그렇게 꼭 안고 다녔기 때문이려나.
낡은 만큼 그녀의 사랑이 어려있다는 소리다.
302
호텔로 돌아와서 나는 우선 PC를 켰다.
공주님이 샤워를 하는 동안 확인해두고 싶은 게 있었다.
메일에는 오타쿠 친구가 재조정한 사진 파일이 첨부되있었다.
뭔가 여러겹 필터를 씌운 듯 일그러진 사진이었다.
몇번에 걸쳐 다시 복사된 종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나는 친구가 언급한 번호판을 확인했다.
전부 6자리의 숫자.
헌데 전부 한눈에 알 정도로 엉성하게 조작되있었다.
애초에 자전거 택시에 번호판 같은 게 붙어 있나?
생각을 이어나가려 해도 정보가 너무 적었다.
나는 그녀의 핸드백에서 흰 종이 봉투를 꺼냈다.
접착제같은 걸로 봉해져 있진 않았다.
내용물은 역시나 플로피 디스켓.
PC에 찔러넣고 파일 여부만 확인했다.
실행해봐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데다
이 PC에는 사진을 손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안 깔려 있었으니까.
비싼 물건을 주는 만큼, 오타쿠 친구를 부려먹을 생각이었다.
오타쿠 친구의 메일 주소로 파일을 몽땅 보냈다.
gif 파일 하나.
엑셀 파일 하나.
메모장이 하나.
전부 보내고 나서 시간을 확인했다.
PC를 키고 파일을 보낼 때까지 전부 10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좀 더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이것은 그녀의 신뢰를 저버린 것과 같은 행위.
괴롭긴 하지만 그렇기에 좀 더 완벽하게,
그녀가 알 수 없도록 진행해야 했다.
310
커텐을 여니 창 밖으로 빗발이 거세게 내리는 게 보였다.
눈아래 펼쳐진 도쿄 시내는 쥐죽은 듯이 조용해보였다.
보이는 거라곤 온갖 현란한 색으로 물든 네온사인뿐.
나와 공주님은 바로 조금전까지 저 거리에 서있었다.
헌데 여기에서 본 거리의 풍경은 흡사 옛날 책으로 봤던
먼 이국의 거리풍경처럼 아듯히 멀어보였다.
절대로 가볼 일도 없고, 설득력 부족한 소문처럼
질량감이 느껴지지 않는 사진속 풍경처럼.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사람한테 있어서 '현실' 이란 반경 2m의 구체.
손이 닿는 범위, 눈이 닿은 범위.
그 안에 들어온 무언가 만이 현실로써 성립되는 게 아닐까 하고.
구체 너머엔 우리가 알 수 없는 거대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 모든 것들은 우리가 접근하고 나서야 동전을 넣은 게임기처럼
움직이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가끔 나 자신 만들어낸 이런 폐쇄적인 생각을 부셔본다.
그리고 그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곤 한다.
그때는 여러가지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끝내 손에 넣을 수 없었던 어떤 것의 뒷이야기나
어느 날 문득 변덕스레 내 앞에 나타난 공주님 같은 것.
물론 그 중에는 모르는 게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공주님은 크리스마스날 산타클로스가 나한테 택배로 보낸
악질적인 장난감 폭탄과도 같다.
산타클로스는 어디에 있는지 모를 기묘한 저택에 쳐박혀
머지앉아 찾아올 현실에 내가 절망해서 나가 떨어지는 것을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 테지.
나는 그딴 거 상관 안해. 현실따위 올 테면 오라지.
공주님이 곰인형을 소중히 여기듯이
나도 그녀가 필요하다.
315
공주님이 샤워를 마쳤을 무렵 나는 TV를 보고 있었다.
심야 방송 특유의 가벼운 웃음으로 가득찬 방송이었다.
나는 방송에 푹 빠져서 공주님이 침대로 다가올 때까지
얼간이 같은 얼굴로 TV를 응시하고 있었다.
샴푸 냄새와 침대가 살짝 흔들리고 나서야
그녀의 존재를 인지한 나는 조금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또 어디에 나갈 생각인지 가느다란 다리에는 하얀 스타킹이 감겨 있었다.
[또 외출인가요, 공주님?]
[응? 아무데도 안 가요.]
공주님은 그렇게 말하곤 보조 탁자 위에 올려진 조명 램프를 껐다.
마리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될 때처럼 불빛이 사라졌다.
공주님은 내 앞에 서서 악동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걸치고 있던 샤워 가운을 천천히 벗었다.
[어때요? 마음에 드나요?]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자가 속옷만 걸친 사진은 몇번이나 본 적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바로 눈앞에서 본 적은 한번도 없다.
아마 최초이자 마지막 체험이 아닐까.
저게 가터 벨트라고 하는 걸까.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공주님은 위 아래 모두 푸른색 나비가 자수된 속옷을 입고 있었다.
너무나 잘 어울려 그것이 속옷이 아니라 마치 그녀의 피부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역시 공주님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녀는 거장이 만들어낸 걸작 예술품.
나는 그걸 구경하러 온 손님.
그녀는 나같은 게 범접할 수 없는 너무나 고결한 무엇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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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가지고 다니던 CD플레이어에서
CD를 꺼내 PC로 재생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모아서 구워둔 CD였다.
음질은 별로 안 좋지만, 내 마음을 안정시키기엔 딱 좋았다.
공주님과 함께 있을 때 듣고 싶었는데 그간 기회가 없었다.
우리는 침대 위에 누워 두서없이 대화를 나눴다.
공주님은 자신이 너무 대담하게 나와서
내가 질렸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분명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시원찮았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기뻤지만, 그걸 설명하는게 힘들었다.
공주님은 남자의 심리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몇번이나 계속해서 간원했지만
결국 내 생각을 전하는 게 무리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공주님을 창녀라거나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너를 보는 것만으로 좋다.
이 말을 전할 방법이 없었다.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면 되려나.
허나 그렇게 상투적인 대사는 할 수도 없거니와 의미로 달랐다.
나는 단지 당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한점 거짓없이 당신을 계속 바라보고 싶습니다.
317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주님은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꺼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
어머니는 아버지의 실종에 대해 그녀와 그녀의 동생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1년도 지나지 않아서 어머니도 자살했다.
육아를 완전히 방폐한 채 방에 틀어 박혀 있다가 자살했다고.
이후 그녀의 동생은 나이를 먹어서도 그녀만 졸졸 따라다녔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살던 세계가 한순간에 변해버린 걸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거기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한 거니까 조금만 참으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평소와 같은 매일이 다시 찾아올 거라고 믿었다.
그러다 이모네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현실에 눈을 떴다.
자신과 어린 동생이 낯선 세계에 던져진 걸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서야 참을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와 동생은 살던 곳 근처 공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식사는 하루 한번, 저녁이 되서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도 폭력에 노출되지 않은 것은 언제나 동생과 둘이서
붙어다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공원에서 동생과 함께 논 이야기며 가끔 친절하게 대해준 어른 이야기.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이랑 불꽃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나쁜 추억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공주님이 공원 구석에서 동생과 매미를 찾아 쫓아다닐 때
나는 어디서 뭘하고 있었을까.
내 동생이랑 마구 싸우다 결국 동생을 울려버렸을 때 였을까.
아니면 동생이 내 CD에 낙서한 보복으로 동생의 게임기
소프트웨어 접속구에 접착제를 발라놨을 때 였을까.
나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과거를 동정한 게 아니다.
공주님의 옛날은 유감스럽게도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내가 슬픈 것은 지금의 그녀에게서 슬픔이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내 눈에 그녀는 자포 자기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헌데 모든 것이 끝난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내 이런 예상조차 그녀의 절망에는 닿질 않았다.
동생이 사라진 그 날 밤부터
그녀의 미래는 사라지고 없는 것 이었다는 걸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335
CD는 3번쯤 되돌렸을 무렵, 그녀는 잠이 오는지 눈을 비볐다.
나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방온도를 올렸다.
그녀는 잠이 들 때까지 이야기를 해달라고했다.
나는 한동안 고민하다 예전에 꿨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재미있을 거 같다며 얼른 말해달라고 보챘다.
꿈속에서 나는 병원 대합실에 있었다.
감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거기서 멍하니 TV를 보고 있다.
지나다니는 간호사도 나를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그저 내 진료 차례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TV에선 지루한 토크쇼가 흘러나왔다.
그러다 나는 좀 더 지루해보이는 의료 잡지를 보기 시작했다.
잡지 첫페이지에는 나노 테크놀러지에 대한 이야기가 게재되있었다.
나노 테크놀러지라는 건 놀랄 정도로 작은 세계에 대한 이야기.
세균과 같은 크기, 혹은 그보다 작은 크기의 로봇이
혈관을 청소하거나 수술을 하기도 한다.
헌데 잡지에 적혀 있는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노 테크놀러지로 사람들을 몰살 시키는 이야기나
외국 어딘가에서 그런 실험을 한다는 무서운 이야기 뿐이었다.
나는 잡지를 내던지고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였다. 토크쇼가 흘러나오던 화면이 일그러지다
긴급 뉴스로 화면이 바꼈다.
아나운서는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졌단 말을 한 뒤
구연방군 일부가 일본으로 침공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TV 화면이 새하얗게 변했다.
병원은 소련군에게 제압 당했다.
꿈속의 나는 너무나 무서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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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났나요?]
그녀가 물었다.
[글쎄, 어떻게 됐을까.]
나는 공주님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언제나 거기서 꿈이 끝나거든.]
[자주 꾸는 꿈이에요?]
[그렇게 자주 꾸진 않아.
좀 더 어릴 적에는 화성인이 침공하기도 했지.
그러다 어느샌가 소련군으로 바꼈지만.
하지만 언제나 무서워.
매번 새롭게 공포를 느끼니까 익숙해지질 않아.]
[나도 무서운 꿈을 꿔요.]
그녀는 속삭이듯 말했다.
[누구나 무서운 꿈 정돈 꾸지. 그래서 신경 안 써.]
[꿈속에서 죽기도 하나요?]
[죽진 않아. 중간에 끝나니까.]
[나는 죽어요. 꿈속에서.]
[누가 너를 죽이려 하는 거야? 쫓아다닌다 던가?]
[아니요...자살해요...빌딩에서...]
공주님은 가볍게 하품을 한 뒤 그대로 잠이 들었다.
반쯤 자는 상태에서 나눈 대화라 그녀는 기억 못할지도 모른다.
어느샌가 새벽이 가까워졌다.
이틀째 아침.
..일빠?
답글삭제이거 몇부작이 될까요?
답글삭제@참새 - 2010/10/01 23:36
답글삭제분량을 이렇게 잡으면 2~3화 안에 끝납니다.
속도가 안나는 게 문제입니다만.
많이 기다렸어요 ㅋ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답글삭제길군요..
정말 기다리느라 매일 왔다갔다 하는데 이렇게 올라왔군요.
답글삭제그런데 슬픈스레라더니 결과가 어떻길래...;;
이거 참 결말이 너무 궁금해지내요
답글삭제잘...보고있습니다..
답글삭제역시 브금이...분위기를 잘살려주는군여 ㅠㅠ
처음엔그냥 연예소설쯤생각하고 그냥 대충넘겼는데.....
답글삭제실제경험이라고쓴걸보니 더욱 구미가땡겨
3부까지읽었는데 그녀의 정체도 궁금하고
결말에 애틋한사랑으로 끝날지 아님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도
궁금해집니다...
이런글 번역해서 올려주시는 어설트님께 감사드립니다..^^
호텔 캘리포니아가 스레랑 잘어울리네요
답글삭제힘내세요
잘보고있습니다^^
답글삭제이글스 호텔 캘리포니아
답글삭제라디오에서 들으면서
DJ가 어느덧 대전 하이웨이~라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있죠
어어.. 어서 끝났으면 좋겠어요 ㅠㅠ
답글삭제우중충한 분위기인데 자꾸 끌리네요ㅠ
이글스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밴드입니다.
답글삭제과연 그녀는 어떤 짐을 떠안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오타쿠 친구의 말이 계속 신경쓰이네요
답글삭제수상하면서도 아련하군요.
답글삭제아..다음편이굉장히궁금하네요^^너무재밌게잘봤습니다~다음편도잘부탁드리겠습니다^^
답글삭제왠지 굉장히 슬퍼질거 같아서 더 보기가 두려워요 ㅠㅠ...
답글삭제아 ㅠㅠ,,
3부가 끝인 줄 알고 모아서 봤는데....
답글삭제아니였군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 결말이 두려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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